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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 치자 어그로" 개 강간 의혹 사건의 허무한 결말

동영상 게시자들 "네티즌들에게 관심 끌려고 중국 영상 SNS에 게재"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6-02-25 10:40 송고 | 2016-02-25 11:45 최종수정
'개 성폭행 동영상' 관련자들이 올린 댓글들. (페이스북 캡처) © News1
'개 성폭행 동영상' 관련자들이 올린 댓글들. (페이스북 캡처) © News1

개 강간 동영상을 SNS에 올려 온라인을 발칵 뒤집은 남성들의 신원이 확인됐다. 개 강간 의혹을 받은 남성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중국 영상을 퍼와 자신들이 행위를 찍은 것처럼 SNS에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한 남성이 김현석(가명ㆍ20)이라는 가명으로 페이스북 가계정을 만들어 인터넷에 떠돌던 반려견 성폭행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을 본 남혁(28), 곽득진, 이원희, 신동욱 4명은 해당 영상을 퍼온 뒤 자신들이 개를 강간해 찍은 것처럼 가장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들이 페이스북에서 사용한 이름은 모두 가명이었고 사진도 남의 것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유포된 지 20여분 만에 영상을 삭제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최초 유포자 김현석은 자기가 찍은 영상이 아니며 사회에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중국에서 제작된 영상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남혁을 비롯한 4명이 누군지 모른다고도 진술했다. 경찰은 김현석에 대해 음란물 유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최초 유포자는 영상이 중국에서 제작된 것 같다고 진술했지만 국내에 더 이상 영상이 존재하지 않아 어느 곳에 최초로 올라왔는지 확인할 수 없었고, 국내에서 제작됐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며 “최초 유포자의 컴퓨터 기록을 확인해봤지만 영상을 퍼왔다는 페이스북 계정이 사건이 불거지자 없어져 더 이상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남혁을 비롯한 4명은 ‘관심종자’였다. ‘관심종자’는 남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4명 중 1명인 남혁을 불러 조사했는데 ‘동영상을 보고 누군가 드립(순간적으로 댓글을 재치 있게 남기는 행위)을 칠 때 서로 어그로(이목을 받기 위해 글을 남기는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단지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개를 강간했다는 의혹을 기꺼이 뒤집어쓴 셈이다.

경찰은 남혁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남성의 신원을 영상 속 인물인 것처럼 속여 이름, 휴대폰 번호 등을 퍼뜨린 혐의(명예훼손)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현행법에 처벌 근거가 없어 입건하지 않았다.

이들 4명과 페이스북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숍 개를 강간용으로 공급한 것처럼 말한 박찬희(가명)도 허위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애견숍의 이름을 사용해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애견숍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ssun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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