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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미국, 나는 중국…한국 콘텐츠·미디어 생존해법은?

[콘텐츠투자 '물꼬' 틔우자]<하> 문화융성하려면 미디어·콘텐츠 키워야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02-25 09:32 송고
미국은 넷플릭스, 유튜브로 세계 미디어플랫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가고 있다. 13억 인구라는 막강한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기존 미디어 강자인 지상파와 케이블간 콘텐츠 대가싸움만 수년째다. '콘텐츠 왕국'으로 군림해온 지상파의 광고 매출이 줄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케이블TV도 가입자가 계속 줄고 있어 양측 모두 물러날 수 없는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성장엔진을 위한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이런 가운데 1위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 케이블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사 IPTV 업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통신사업자가 케이블업체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또 각 분야 1위 업체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경쟁제한이 아니냐는 시선도 따랐다. 

하지만 신규 주자가 급부상하고 국경도 무의미해진 미디어 시장 환경에서 이번 M&A는 '성장판'이 닫힌 채 연명하고 있는 케이블업계에 '활로'를 제시하는 것으로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업계에 '생기'를 불어넣을 '메기'가 등장해야 업계 재편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투자 단행, 동반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SK텔레콤이 이번 M&A를 통해 강조하고 있는 것도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 조성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향후 합병법인을 통해 5년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이미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같은 동양권에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한류가 미디어·콘텐츠 수출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지역에 'K-뷰티'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이 날개 돋힌듯 팔리는 것도 한류가 한몫했다. 특히 콘텐츠는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접목할 최적의 분야다. 정보통신기술(ICT)는 우리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ICT와 콘텐츠를 결합하면 전후방효과가 배가된다. ICT와 콘텐츠에 미래가 달려있다. 

1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T개발자포럼'에서 SK브로드밴드 이인찬 대표가 개회사를 통해 CJ헬로비전 합병 후의 추진 계획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1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T개발자포럼'에서 SK브로드밴드 이인찬 대표가 개회사를 통해 CJ헬로비전 합병 후의 추진 계획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전세계도 미디어 지각변동…'넷플릭스 효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 매체 및 산업간 경계는 무의미해졌다. 국내 경쟁과 글로벌 경쟁으로 나누는 이분법도 이제 옛말이다. 

유무선 통신기술과 인프라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영상 콘텐츠 시청플랫폼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용자의 소비패턴이 'OTT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top'은 셋톱박스를 의미한다 . 초기에는 셋톱박스 기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뜻했지만 최근엔 PC, 스마트폰 등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를 아우르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멀티스크린 서비스업체 'Clearleap'에 따르면 미국 18세 이상 성인들의 OTT 서비스 이용률은 71%로 유료방송 서비스 이용률(79%)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2007년 넷플릭스가 첫 등장한 이후, 수십개의 유사 서비스가 나와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OTT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AT&T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은 지난해 'Go90'라는 모바일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위성방송사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는 지난해 슬링TV(Sling TV)를 서비스했다. 컴캐스트는 인터넷망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유료 동영상 서비스 '스트림'을 내놓았다. 광고 기반의 무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와쳐블'도 출시했다. 

영국 유료방송의 대표격인 BskyB는 다시보기 위주의 제한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2012년 넷플릭스 출시 이후, BskyB는 기존의 부가서비스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한 '나우TV'를 출시했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열린 OTT 시장이 열리며 기존 사업자들도 시장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급성장…한국의 '기회'

중국 방송 시장은 CCTV 등 지상파, 케이블, 위성, IPTV로 구성된 기존 방송사업자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유쿠투도우, 텐센트TV 등 온라인 영상 플랫폼으로 나뉜다. 

중국 OTT 서비스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성장해왔다. 선발주자인 소후TV와 유쿠가 2006년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200여개에 달하는 영상 사이트가 생겨났다. 그러나 저작권, 판권 개념이 생기면서 불법 영상사이트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현재는 유쿠투도우,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소후TV, LeTV 5개 사이트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쿠투도우는 1위 유쿠와 2위 투도우가 합병해 탄생한 중국 최대의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다. '중국의 유튜브'로 불린다.2013년 기준 이용자 점유율이 70.4%의 달한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IPTV의 성장이 제한적이다. 반면, OTT 사업자들은 온라인이라는 독자적인 영역에서 급성장했다.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영상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239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76.4% 급증했다. 2018년에는 900억 위안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영상시장은 2011년 이래 연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영상사이트 이용자는 2015년 6월 기준 약 4억6000만명에 달한다. 그중 모바일 이용자수가 3억5000만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76.8%를 차지했다. 

중국에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하는 것은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쿠투도우 등 중국 동영상 플랫폼은 한국의 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LeTV는 지난해 12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현지에 합작 법인 설립하는데 합의하기도 했다.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로 중국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1인방송 진행자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의 플랫폼, 콘텐츠간 '윈윈전략' 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한류 열풍…미디어-콘텐츠는 미래성장 엔진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은 위기이자 기회다. 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K-팝으로 한류 바람이 확산되면서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지상파 수출액은 2010년 2억890만달러에서 2014년 3억1380만달러으로 늘었다. 지상파 수출은 2008년만해도 1억6723만달러에 그쳤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2010년 604만달러에서 4596만달러로 급증했다. PP의 경우, 지상파에 비해 수출 규모는 작지만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콘텐츠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비중이 33% 달하는 ICT와 결합해 성장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신문, 텔레비전, 케이블TV,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미디어 플랫폼이 변해온 것도 결국은 ICT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다. 특히 VR 등 기존에 없던 신기술과 접목한 신시장 개척은 청년 일자리창출, 경제활성화 등 현 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와 직결되는 이슈다.

지난해 우리 ICT 수출은 중국, 미국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성장 정체와 주력 품목의 경쟁 심화로 수출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ICT 산업은 최근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올해 1월은 17.8% 감소해 201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해온 중국, 인도 등에서 현지 업체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역풍'이 거센 상황이다. 

정부가 글로벌 가상현실 생태계 선점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방송 콘텐츠 해외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부는 문체부와 손잡고 게임 및 VR 산업을 중심으로 신시장 창출 및 생태계 선점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초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우리 경제 재도략을 이끄는 성장엔진이자 두 날개"라고 강조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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