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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Talk] 웬열, 예능의 끝은 정말 다큐일까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2016-02-14 09:50 송고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느덧 예능의 황금 코드로 자리잡았다. 이후 관찰 예능의 시대 또한 멀지 않은 때에 찾아왔다. 스탠딩 개그와 공개코미디, 콩트 등 짜인 각본에 웃었던 대중은 어느새 현실과 밀접한 웃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점차 리얼을 지향하는 예능가에 새바람이 불고 있는 사실은 틀림없다.

이경규는 MBC '무한도전'에서 "예능의 마지막은 다큐"라고 누구보다 확신했다. 긴 세월 한국 코미디와 예능사에서 독보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터줏대감인 만큼 그의 말에 신빙성은 무게감 있으나 이렇게나 빨리 '예능 다큐'의 형태를 시청자가 찾아보게 될 거라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

예능과 다큐의 접목이 새로운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 News1star/ MBC 
예능과 다큐의 접목이 새로운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 News1star/ MBC 


MBC '미래일기'는 다큐화된 예능의 흐름을 가장 발 빠르게 좇은 프로그램이다. 시간 여행자가 된 연예인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특별한 하루를 정해 살아보는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를 콘셉트로 '타임워프'라는 소재를 예능에 접목했다.

현재 한창 활동 중인 연예인이 먼 미래의 자신이 돼 그 시간을 온전히 맞이했다. 주름진 얼굴의 제시는 자신이 나이를 먹은 것만큼 세월의 흐름을 맞이한 엄마와 만나자마자 웃음을 터트리더니 눈물을 흘렸다. 엄마 역시 나이를 먹은 딸 앞에서 "엄마 말 좀 듣지 그랬냐"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이내 눈물을 보였다. 흐른 세월 앞에서 엄마와 여자가 갖는 양가감정이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미래일기'는 시간의 흐름에 대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예능 콘셉트로 풀어내면서도 뒤따르는 상황을 다큐 형식으로 담아냈다. 강성연-김가온 부부가 영정사진을 찍거나 안정환이 홀로 생일밥을 먹는 모습은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순간으로 찾아왔다. 특별한 각본 없이 이들의 하루를 묵묵히 담아냈고, 웃음과 감동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왔다.

'미래일기'가 판타지적인 설정이 좀 더 부각된 '예능다큐'라면 tvN '배우학교'는 다큐의 성질이 좀 더 짙다. 박신양에게 연기를 배우는 7인 제자들의 모습을 담은 '배우학교'는 초반 '발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이들을 학교에 보낸다는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배우학교'가 신선한 콘셉트로 사랑받고 있다. © News1star/ tvN 
'배우학교'가 신선한 콘셉트로 사랑받고 있다. © News1star/ tvN 


박신양에게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당연히 코믹함이 다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깨고 '배우학교'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묵직하게 연기수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연기에 대한 강한 신념과 철학은 지난 박신양의 카리스마와 그를 뒤따르는 제자들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극적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 모두 각본 없이 전개되면서 제자들이 박신양과 보내는 하루는 다큐에 가까울 만큼 현실적이다. 물론 이들이 수업하는 과정에서 제자들이 보여주는 엉뚱한 모습과, 박신양과의 호흡은 신선한 웃음으로 다가와 예능으로서의 매력까지 잃지 않고 있다.

'다큐예능'이 방송가에 보편적인 소재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여전히 '먹방', '음방'이 강세지만 대중은 이러한 주류 프로그램에 피로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신선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 '다큐예능'이 곧 예능가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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