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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 퇴조'에 프랜차이즈식 대학언론 '알리' 확산

협동조합 방식으로 대학언론 지원·육성하는 'N대알리 프로젝트'
'외대알리' 호평…이화여대·세종대도 3월 '알리' 창간 예정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6-02-15 08:15 송고 | 2016-02-15 10:05 최종수정
성공회대의 '회대알리'(왼쪽)와 한국외대의 '외대알리'. (대학언론협동조합 제공) © News1
성공회대의 '회대알리'(왼쪽)와 한국외대의 '외대알리'. (대학언론협동조합 제공) © News1


대학 측의 기사검열과 일방적 예산삭감, 인력부족 등 문제를 호소하면서 그 대안으로 대학가에 생겨난 독립언론들이 최근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체계화를 더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학언론협동조합(대언협)은 최근 한국외대의 독립언론 '외대알리'와 손잡고 각 대학의 독립언론을 발굴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N대알리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기존 대학언론에 대한 학교 당국의 제재 등 어려움에 함께 맞서자는 목표로 출범한 대언협은 중점 사업 모델을 독립언론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N대알리 프로젝트'는 대언협이 지난 2013년 11월 창간한 '외대알리'를 조합이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잘 맞는 매체라고 판단하고 '알리'라는 이름을 브랜드 삼아 일종의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다른 대학에도 확산하기로 한 것이다.

'알리'는 '알권리'의 줄임말인 동시에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전설적인 복싱선수 무하마드 알리같은 언론이 되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또 스케이트 보드의 기술에서 점프 기술도 '알리'라고 하는데, 이처럼 통통 튀는 젊음을 반영한다는 것이 대언협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이탈리아어로 '날개'의 복수형도 발음이 '알리'이며, '동맹'을 뜻하는 영어단어 얼라이언스(alliance)에서도 '알리'를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한 학기에 3회씩 약 40쪽 분량의 얇은 잡지 형태로 발행돼 온 외대알리는 학내 이슈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문화 분야 등 대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사를 다수 배치하고 학생들이 참여 가능한 고정코너를 넓혀 학생들과의 소통에 집중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잡지에 싣지 못한 학내 동정 등 짤막한 소식의 경우 지면에 싣는 대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수시로 전하면서 '뉴스'의 역할도 놓치지 않았다. 스토리가 있는 재학생을 선정하고 잡지 모델처럼 각 호의 표지 전면에 모델로 내세운 점도 특징이다.

강유나 외대언론협동조합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외대알리는 다른 학내 언론사보다도 가까운 존재가 됐다고 본다"며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도 '외대학보'에 비해 배 넘게 많은 숫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더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대알리의 성공모델을 벤치마킹해 성공회대에 이미 '회대알리'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또 이들 사례에 탄력을 받아 이화여대의 '이대알리'와 세종대의 '세종알리'가 오는 3월 창간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김학성 세종알리 편집장은 "학보사에 있을 때는 담당교수의 간섭으로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해 답답한 적이 많았고, 진짜로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느꼈다"고 '알리'를 준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김 편집장은 "저도 학생이다보니 취업 준비도 바쁘고 혼자하기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N대알리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독립언론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김희지 이대알리 편집장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편이지만 기존 언론 기관이 실제적으로 이를 공론화시키는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담론을 만들고 학생들이 움직이도록 하는 영향력 있는 언론을 만들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른바 'N대알리 프로젝트'는 대언협에 해당 대학의 언론협동조합이 가입한 뒤 대언협의 각종 지원 등을 통해 '알리'를 발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대학에 알리를 함께 만들 동료를 5명(조합 설립을 위한 최소 숫자)까지 모은 뒤 대언협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대언협은 면접과 교육을 통해 '알리'를 창간할 팀을 선발한다.

알리를 발간하게 된 각 대학의 조합들은 대언협에 출자금을 내고 가입하며, 대언협은 각 조합에 첫 학기 3회 발행분의 발행 비용과 조합의 전용 기사 작성 플랫폼, 기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대신 알리를 통해 나간 기사의 저작권은 대언협에 귀속된다.

3주간 진행되는 기자 교육에는 알리를 만드는 표준 매뉴얼과 기사작성, 디자인 등 제작 전반에 관한 사항과 저널리즘에 관한 강좌, 알리의 역사와 가치관에 대한 교육 등이 포함된다.

각 알리에 실릴 기사의 저작권은 대언협에 귀속되고, 대언협은 각 알리를 대신해 광고를 수주해 광고 발생 수익의 일정 비율을 대언협의 운영비 등으로 제한 뒤 나머지는 각 알리의 운영경비로 돌려주는 식이다.

따라서 각 대학의 언론협동조합들은 광고 수익에서 발생한 돈과 학내·외의 후원자금 등으로 '알리'를 발간하고 운영할 수 있어 금전적인 고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했다.

알리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각 조합원들이 상시 기구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상황에 맞게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상석 대학언론협동조합 이사장은 "'N대알리 프로젝트'를 중점으로 하는 동시에 사회적기업이나 다른 협동조합의 블로그기자단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대행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며 "200만 대학생의 알권리를 위해 모든 대학에 '알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목표로 알리를 더욱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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