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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가격 인상 안한 보해양조, 출고가 동결한 배경은?

'부라더 시리즈' 등 리큐르 신제품 판매 주력
'아홉시반' 부진 속 출고가 인상 후폭풍 우려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6-02-09 07:20 송고
© News1


지난해부터 국내 대부분의 소주 제조업체가 출고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보해양조만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식품 및 주류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출고가를 올린 뒤 경쟁업체들도 점진적으로 값을 올리는데 보해양조의 경우 아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보해양조가 소주 출고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로 탄산소주(리큐르)에 주력하고 있는 사업전략과 기존 소주 제품 점유율이 정체된 영향을 꼽고 있다.

◇대다수 업체, 소주 출고가격 인상…보해양조 제외

7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최근 3년 만에 ‘참이슬’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전국의 소주가격이 잇따라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2015.12.7/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7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최근 3년 만에 ‘참이슬’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전국의 소주가격이 잇따라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2015.12.7/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지난달 4일부터 주력 소주제품인 '부드러운 처음처럼(17.5도)'의 제품 가격을 기존 946원에서 1006.5원으로 6.4% 올렸다.

이는 앞서 출고가를 올린 하이트진로, 무학, 맥키스컴퍼니, 한라산소주, 대선주조, 금복주 등에 이은 것으로 보해양조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소주업체가 가격을 인상했다.
소주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11월 30일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52% 인상했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ml)의 출고가격은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오른 1015.70원이 됐다.

약 일주일 뒤 맥키스와 한라산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맥키스컴퍼니(구 선양)는 '오투린(O2린)'의 출고가를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인상했으며 제주 한라산소주도 '한라산' 출고가를 1080원에서 1114원으로 3.14% 올렸다.

이어서 경남권 지역 소주 업체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무학은 지난달 21일부터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가격을 각각 950원에서 1006.9원, 970원에서 1028.1원으로 각각 올렸다. 인상률은 두 제품 모두 5.99%다.

대선주조는 하루 뒤인 22일 시원(C1)과 시원블루(C1 블루)의 출고가를 각각 인상전 970원에서 1025원으로, 960원에서 1015원으로 5.7% 인상했다. 순한시원은 960원에서 1008원으로 5.0% 인상했다.

서울·경기 이외의 지역 소주들까지 출고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전라도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만 기존 가격을 유지하게 됐다.

최근 소주 가격을 올린 제조업체들은 모두 원·부자재 가격을 이유로 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해양조 역시 원·부자재 가격 인상 요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인상 요인이 분명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소주 회사들이 값을 올린 것"이라며 "보해양조의 경우에도 장기간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해양조, 소주가격 안올리나? 못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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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국내 소주제조업체가 출고가격을 인상하자 주류업계의 눈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보해양조에게 집중됐다.

이는 보해양조가 얼마나 더 원·부자재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할지 지켜보고 있는 것인데 사측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소주 출고가격 인상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아무런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보해양조의 가격 동결 전략에 대해 사업 방향과 주력 소주제품의 부진을 이유로 꼽고 있다.

현재 보해양조는 '부라더#소다'와 '부라더#소다#딸기라 알딸딸' 등 리큐르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마케팅력을 리큐르 신제품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소주로 분류되는 '아홉시반'을 적극적으로 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2.6% 줄어든 81억6319만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1% 늘어난 1237억9115만원, 당기순이익은 78.6% 급증한 88억3109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측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소주 출고가를 올리게되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해소시키기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하는데 이미 리큐르 제품에 적잖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2014년 보해양조가 출시한 아홉시반은 소주 저도화 트렌드에 따라 17.5도로 도수는 낮추고 용량은 늘린 제품이다. 하지만 전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해양조는 부라더 소다 시리즈를 마케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아홉시반의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어 출고가 인상으로인한 여파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설 명절 이후부터 가격인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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