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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대 담배 나오나…제살 깎는 담배업계 가격 경쟁

담배 한 갑당 세금 3318원 부과…4100원짜리 제품 등장
"제조·물류비 감안시 3000원대 담배 마진 거의 안남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6-02-09 07:40 송고 | 2016-02-09 14:59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국내에서 영업 중인 담배 제조사 간의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3000원 후반대 제품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4500원(20개비 기준)에 판매되고 있는 국내 담배 가격은 최근들어 4100원짜리 담배가 출시되면서 '도미노' 가격인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4700원에 판매돼 온 프리미엄 제품들도 일반 담배 수준인 4500원으로 인하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낮아지고 있는 담배가격이 반가울 수밖에 없지만 담배업계에서는 '제살깎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으로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세금이 3318원까지 치솟은 상황인 만큼 제조 및 물류·유통 비용 등을 감안할 경우 3000원 후반대의 담배로는 실질적인 마진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는 지난 1일 4100원짜리 수퍼슬림형 담배인 로스만 시리즈를 출시했다.

담배가격 인하 경쟁은 담뱃세가 인상된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으며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KT&G가 민영화된지 22년만에 처음으로 담배가격을 내렸다. 담뱃세 인상 이후 담배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다.

KT&G는 '다비도프'와 '람보르기니' 시리즈 담배 가격을 기존 47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씩 인하했다. 이는 고가 담배를 일반 담배 가격 수준에 맞춘 것으로 외국계 담배 제조사들의 저가 전략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는 같다.

담배 가격을 내리지 않아왔던 KT&G까지 인하 경쟁에 가세하자 외국계 담배 제조업체들마다 담배가격 하향조정 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BAT코리아가 처음으로 4100짜리 제품을 내놨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보그' 시리즈 4종을 3500원까지 내렸다. 이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가격이지만 당시 BAT코리아는 재고 처리와 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노리기 위해 담배업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준까지 값을 낮췄다.

제조업체들이 담배 가격 인하를 확대하려는 것은 매출 및 점유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G가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린 이후 A편의점의 다비도프 리치블루 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4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비도프 클래식의 매출도 37.7% 늘었다.

다만 가격인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경우 자칫 '치킨게임'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 이후 국내 담배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마진을 포기한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는 '소비세 1007원 + 지방교육세 443원 + 부가가치세 433원 + 개별소비세 594원 + 민건강증진부담금·폐기물부담금 841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3318원인데 제조, 물류, 유통, 영업 및 판매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담배 한 갑을 판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3600~3800원 수준이된다. 3900원짜리 담배가 나올 경우 마진은 100원밖에 남지않는다는 설명이다.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일부 담배업체들이 판매가 부진한 담배 가격을 낮춰 시장 반응을 지켜본 이후 본격적인 저가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3000원 후반대 제품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되면 출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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