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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국민의당 부산시당 창당대회 유감

(부산ㆍ경남=뉴스1) 민왕기 기자 | 2016-01-27 16:28 송고
민왕기 기자 © News1
지난 26일 열린 국민의당 부산시당 창당대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김현옥 부산시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시당위원장으로 단독 추대하는 과정에서다.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 측이 반발하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난장판이 됐다. 

당장 이 사건으로 국민의당이 ‘새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창당대회부터 잡음이 일었으니, 국민의당은 물론 부산시당 입장에서도 난감하기 이를 데 없을 게다. 

국민들이 잘 모르는 뒷얘기도 있다. 당초 국민의당 부산시당 창준위는 지난 23일 시당위원장 선출 관련 논의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열었고 운영위원 25명 중 15명이 찬성, 김현옥 창준위 위원장을 합의 추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 자리에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합의추대안은 현장에서 곧 물거품이 됐다.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 측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며 ‘이게 민주주의냐’고 성토하면서, 창당대회가 정회되는 소동까지 일었다. 김 전 교수 측은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시도당) 위원장은 창당대회에서 선출한다’는 문구를 문제 삼았다. ‘이게 민주화냐, 국민의당이냐’라는 고성이 쏟아졌다.

결국 공동 시당위원장 체제, 즉 ‘투톱 체제’로 이날의 소동은 봉합됐다. 하지만 봉합이라고 보기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옛날 정치에서나 보던 '구태적인 조직정치'가 이날 창당대회에서 재현됐다는 인상이 짙다. 

단독위원장이 아닌 중재안으로 공동위원장안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찬성’ 발언이 쏟아져 나온 것을 두고 한 지역 정치인은 “(소동을) 작정하고 온 것 같다”는 인상평을 남겼다. 한 당원은 ‘다수결을 가장한 사실상의 떼법 아니냐’고 분개했다. 노련하지 못한 창준위가 노회한 정치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았다는 말도 나왔다. 

부산 정가에선 이날 소동의 주인공 이력도 도마에 올리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박근혜 지지모임 ‘새물결 희망연대’ 대표, 2011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중앙 상임고문, 2012년 19대 총선 새누리당 남구갑 공천 탈락 및 무소속 출마 낙선, 2014년 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 남구청장 출마 낙선, 2015년 새정연 부산시당위원장 출마 낙선, 철수산악회 부회장. 

여야를 넘어 ‘개혁적 인사를 영입한다’는 국민의당이 박사모 출신 인사를, 그것도 안철수 의원의 고향인 부산에서 공동 시당위원장으로 세울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씁쓸한 소회가 잇따른다.

안 의원은 26일 부산을 찾아 ‘청년위원회를 중앙당 직속으로 두어 젊고 참신한 인재를 키우겠다’고 했다. 그 바램과 의지가 부산에서도 이뤄졌으면 한다. 창당대회부터 새어나온 세력간 다툼은, 새롭지도 않고 젊지도 못했다. 어제 국민의당 부산시당은 ‘민주주의와 떼법의 사이’에 서있었다.


wa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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