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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천안함 좌초설' 무죄…"구조지연" 주장만 집유(종합)

법원 "北 어뢰 공격으로 침몰…의혹 제기에 비방 목적 없었다"
MB정부·김태영 장관 비방은 유죄…선고 후 유가족과 충돌도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6-01-25 16:12:45 송고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의 천안함 침몰 의혹에 대한 현장검증기일인 지난 2012년 5월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신 대표(오른쪽)를 비롯한 변호인단이 현장검증에 앞서 사전회의를 하고 있다.  2012.5.11/뉴스1

'천안함 좌초설'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58·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가 넘는 6개월만의 재판 끝에 1심에서 '천안함 좌초설'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천안함 좌초설을 거짓으로 판단하면서도 신 대표의 주장이 '정당한 의혹 제기'라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흥권)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 대표에 대해 25일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북한 어뢰 공격이 아니라고) 추측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며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생존자 구조를 고의적으로 지연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증거를 인멸했다"는 주장 등 이명박 정부나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을 비방한 부분은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수중 폭발에 의한 침몰이며 사용된 무기는 북한에서 제조한 어뢰라고 판단된다"며 '좌초설'을 전면부인했다. 그러면서 그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제기돼 온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판단을 내렸다.

즉 ▲침몰 순간 물기둥과 섬광이 없었다는 의혹 ▲군 관계자가 초기에는 '좌초'라는 표현을 사용해 침몰 원인을 설명했다는 의혹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은 폭발과 관련이 없다는 의혹 ▲북한 제작 어뢰의 설계도면과 발견된 어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혹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면 어뢰 표면에서 '1번' 표기는 발견될 수 없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재판부는 "물기둥을 직접 봤다는 승조원이 없다는 것에 의문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제대로 목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승조원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점, 백령도 초소 경비병이 사고 무렵 섬광을 보고 충격음을 들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물기둥과 섬광이 없었다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봤다.

또 "초기에 군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좌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질도 알루미늄이 포함된 폭약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로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문제가 된 어뢰 도면은 어뢰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설계도면은 아니다"라며 "설계도면만으로 어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이 된 '1번' 글씨에 대해서는 "녹슨 표면 위에 뒤늦게 표기됐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유성 매직 성분으로 적혔다 해도 폭발시 열로 인해 녹아 없어져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조개껍데기에 대해서는 "폭발할 당시 바다 아래에 있던 조개 조각이 휩쓸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동해바다에 서식하는 붉은멍게 유생이 발견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립수산과학원 분석 결과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유기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도발로 발생했다는 결정적 증거인 북한 어뢰추진체.
그러나 신 대표의 '천안함 좌초설'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당한 의혹 제기로 판단해 결국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천안함 사건 같은 경우 일반 국민은 정부, 군,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기초로 해서 정부, 군의 활동을 비판하고 감시할 수밖에 없는데 사건 초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와 군의 지나친 정보 독점과 부정확한 정보 제공 때문에 신 대표를 비롯한 국민들은 정보의 취사·선택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판단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추론하는 과학적 분석 과정이며 개인적 지식·경험에는 한계가 있어 추론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며 "신 대표는 진실을 밝힌다는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군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작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생존자 구조를 늦추고 있었다는 주장과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이 천안함에 생긴 스크레치를 지워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조 지연 주장은 매우 충격적인 내용으로 피해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고 표현도 매우 자극적이고 경멸적"이라며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조사할 책임이 있는 국방부 장관이 증거를 인멸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장관 개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과 의혹이 난무해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 점,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선 신 대표의 지나친 과욕과 반대 정파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부른 경솔한 행동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을 심리하며 가졌던 생각은 천안함 사건을 그대로 파헤쳐 최대한 객관적 진실에 접근해야겠다는 것이었다"며 "천안함 사건으로 순직한 46명의 용사들, 수색·구조 과정에서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신 대표 외에 천안함 유가족들에 대한 인터뷰도 해야 한다는 천안함 유가족들과 신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 대표 지지자들은 천안함 유가족들을 향해 욕설이 섞인 고성을 내지르기까지 했다.

신 대표는 2010년 4월15일부터 5월18일까지 19차례에 걸쳐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천안한 침몰과 관련된 허위 내용의 글을 올려 합동조사단 위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0년 8월 불구속기소됐다.

신 대표는 당시 "천안함은 좌초 후 미 군함 등과의 충돌로 침몰한 것이 명백한데도 정부와 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처럼 짜맞추기 위해 원인을 조작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여러 차례 게재했다.

그러자 해군과 국방부 장관 등은 "'천안함 좌초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신 대표를 고소했다.

재판부는 5년에 가까운 재판 동안 경기 평택시에 있는 해군2함대에 방문해 해군2함대 사령부가 보관중인 천안함 선체에 대한 직접 검증에 나섰다. 또 지난해 10월에도 해군2함대에 방문해 한 차례 더 현장검증을 거친 바 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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