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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랜스젠더 5만~25만명 추정…기댈곳 없는 '의료난민'

어둠에 갇힌 시술..수천만원 의료비용 스스로 부담…전문의 교육과정서도 배제
전 세계 118개국 중 43개국이 호르몬 요법·성전환수술 등 지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1-17 06:00 송고 | 2016-01-17 11:10 최종수정
성매매 등으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트랜스젠더들 이미지./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우리나라 트랜스젠더 인구가 최소 5만에서 최대 25만명가량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보장 정책은 전무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의료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2015년 12월호에 실린 '한국 트랜스젠더 의료접근성에 대한 시론(고려대 이호림·이혜민·박주영·김승섭, 연세대 윤정원)'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미국 트랜스젠더 인구는 전체의 0.3%로 추정된다. 이를 한국에 대입하면 인구 5000만명을 기준으로 트랜스젠더 규모는 5만명에서 25만명 사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육체적인 성(性)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1년 연예인 하리수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2006년 '성전환자성별변경관련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가 출범하고, 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가 결성되면서 시민사회에서도 목소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트랜스젠더들은 사실상 '의료 난민' 처지다. 의료인 도움 없이 스스로 호르몬 주사를 놓는 등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젠더들이 성을 바꾸는 트랜지션에 대한 의료적 조치인 정신과 진단과 호르몬요법, 외과적 수술 등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트랜스젠더의 외과적 수술에 대한 교육이 배제돼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트랜스젠더들이 자가요법으로 하는 호르몬요법은 체형과 피부·목소리의 변화시킨다.

성전환수술은 호르몬요법으로 불가능한 신체적 변화를 얻기 위해 시행된다. 여기에는 안면윤곽성형술, 목젖성형수술, 제모·모발이식수술, 유방 절제·확대술, 고환·정관절제술, 자궁·난소난관절제술 등이 포함된다.

성전환자 인권실태조사 기획단이 지난 2006 발표한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상자 78명 중 52명(66.7%)이 호르몬을 투여하고 있었다.

또 호르몬 투여를 하지 않은 응답자 26명 중 12명(57.1%)이 투여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술 경험이 없는 응답자 53명 중 42명(79.2%)이 향후 수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한차례라도 성전환 관련 수술을 받았던 응답자 42명 중 30명(71.4%)이 추가 수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SOGI 법정책연구회가 2014 발표한 연구에서는 트랜스젠더 수술 비용은 대략 4000여만에 달했다. 성기성형수술 평균 1231만원, 가슴수술 683만원, 기타수술에 1990만원이 지출됐다.

연구팀은 "최근 의학 전문가들은 트랜스젠더들의 성 전환을 성형수술이나 실험적 시술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의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합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1833명의 트랜스젠더를 연구한 28개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연구를 보면 호르몬요법을 포함한 의료적 조치를 받은 사람의 80%에서 성별 위화감이 호전됐으며, 80%는 삶의 만족도가 상승했다.

외국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위한 정부의 의료지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 118개국 중 43개국이 호르몬 요법과 성전환수술 둘 중 한 가지 이상의 의료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연구팀은 "무엇보다 의학 교육과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의학정보와 지식을 전달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진료할 때 가져야 할 태도와 방식 등 문화적 역량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트랜스젠더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