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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의 무리수…삼성과 합의 하루만에 '보상' 촉구

12일 재해예방대책 합의해놓고 13일 기자회견 열어 삼성 압박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김진 기자 | 2016-01-13 16:00 송고 | 2016-01-13 16:17 최종수정
반올림은 삼성전자와 '재해예방대책'에 합의한지 하룻만인 13일 사과 및 보상 문제를 놓고 기자회견을 했다.  2016.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반올림이 삼성전자와 '재해예방대책'에 합의한지 하루만에 '사과와 보상'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 9년만의 이뤄진 합의성과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13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 농성장 앞에서 "재발방지대책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과'와 '보상'에 대한 교협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전자와 '재해예방대책'에 최종합의하고 서명한지 하루만이다. 반올림은 12일 조정위원회 중재로 삼성전자, 피해자 가족위원회와 함께 '옴부즈맨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재해예방대책'을 합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퇴직후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비롯된 '반도체 백혈병 문제'가 이슈화된지 9년만의 성과였다.

그러나 반올림은 내친김에 '사과와 보상' 문제까지 해결하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 사과, 재해예방대책 등 3개 의제로 조정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고, 그 가운데 '재해예방대책'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사실상 합의'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자, 반올림은 '사과와 보상' 문제를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릴 의도로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은 반올림 집행위원장은 "어제(12일)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합의만 이뤄졌을 뿐 사과와 보상문제 관련해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날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반올림 상임활동가인 임자운 변호사는 "권오현 대표이사 사과문에는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없다"며 "사안을 구체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안전관리 부실과 인권침해 등 전면에 대해 삼성이 인정하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반올림의 요구하는 사과의 핵심은 '모든 잘못을 인정하라'는 것이고, 삼성전자는 이미 권오현 대표이사까지 나서서 모든 언론앞에 공식사과를 했다는 입장이다. 

'보상'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도 다른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보상하는 것은 교섭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피해자 가족위원회와 합의하에 보상위원회가 꾸려지고 보상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올림은 '누가 얼마나 보상신청했는지' 모두 밝히고, 보상대상도 질병의 종류와 업무내용. 근무시기, 발병시기 등에 따라 피해자를 배제하지 말고 근무기간도 3개월로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올림 황상기 대표는 "150명의 신청자 가운데 100여명이 보상을 받았다는데 신청자 150여명이 누군지, 보상받은 100여명은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반올림과 보상문제를 매듭지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통해 피해자를 접수하는 것과 별개로 피해자를 접수받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자는 삼성전자 근무자가 217명이고, 비삼성전자 근무자까지 포함하면 362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반올림 역시 '개인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신청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올림의 주장이 '이중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피해자 보상 문제를 거론할 때는 "삼성전자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든다"고 비판해놓고 보상문제는 반올림과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올림이 피해자 보상을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반올림 조직의 안위를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분명치가 않다"고 비판했다.


bor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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