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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삐에로가 낫다"…광대고속도로 논란 가열(종합)

'달빛' 변경 요구 거세…예전 명칭 사용하자 제안도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2015-12-22 09:25 송고 | 2015-12-22 10:28 최종수정
21일 오후 전북 남원시 지리산IC 인근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올림픽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넓어진 도로에서 여유롭게 주행을 하고 있다. 광주대구고속도로는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됐다 2015.12.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1일 오후 전북 남원시 지리산IC 인근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올림픽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넓어진 도로에서 여유롭게 주행을 하고 있다. 광주대구고속도로는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됐다 2015.12.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대고속도로라는 이름에 삐에로가 먼저 생각나네요. '달빛'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안되나요."

광주와 대구를 잇는 옛 88고속도로가 22일 개통식을 갖고 정식으로 개통되는 가운데 이 도로의 새 명칭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경상남도 함양산삼골휴게소에서 '광주-대구 고속도로' 개통식이 개통된다.

이 고속도로는 1984년 6월 왕복 2차로로 개통된 88올림픽고속도로가 4차로로 확장돼 개통되는 것으로 정부는 이 도로의 명칭을 '광주-대구 고속도로'로 정했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앞서 두 지역명의 순우리말 앞 글자를 딴 '달빛(달구벌·빛고을)고속도로'를 정식 명칭으로 사용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광-대 고속도로'란 명칭이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는 양 지역 각계의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현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88고속도로가 새로 광주-대구간 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확장 개통된다니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양 지역이 바라는 '달빛고속도로'라는 이름이 채택되지 않은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광주의 상징인 빛고을을 합친 '달빛'이라는 용어는 이미 수년째 양 지역 지자체 차원에서 사용돼 지역주민들 사이에는 친숙한 용어인데도 행정관례를 들어 정부가  '달빛고속도로'라는 이름 붙이기를 거부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한심한 일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홍보위원장이기도 한 브랜드 전문가 손혜원씨가 페이스북에 밝힌 바에 따르면 만약 달빛고속도로가 채택된다면 이 도로가 지나는 대구, 경남, 경북, 광주, 전남, 전북 등 영호남 각 지역은  각종 '달빛축제'를 벌여 관광객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광주 북구의회는 "국토교통부는 광주와 대구를 잇는 고속도로라는 뜻으로 '광대고속도로'로 도로명을 변경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이는 거북한 이름이며 과거 죽음의 도로로 불리던 88고속도로의 모습이 떠오르는 명칭이라"고 주장했다.

영호남을 잇는 왕복 2차로 88올림픽고속도로가 7년여 동안의 확장공사를 마치고 22일 공식 개통한다.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란 새 이름으로 개통식을 앞두고 있는 고속도로는 4차로 확장 개통된다사 진은 경남 거창군 거창IC부근의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 (거창군 제공) 2015.12.21./뉴스1 © News1 이철우 기자
영호남을 잇는 왕복 2차로 88올림픽고속도로가 7년여 동안의 확장공사를 마치고 22일 공식 개통한다.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란 새 이름으로 개통식을 앞두고 있는 고속도로는 4차로 확장 개통된다사 진은 경남 거창군 거창IC부근의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 (거창군 제공) 2015.12.21./뉴스1 © News1 이철우 기자

20대 총선 대구 수성갑 선거구 예비후보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57) 전 의원은 "달빛은 두 지역의 화합과 상생, 공존을 의미하는 상징"이라며 "광대고속도로 명칭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와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도 '광대 고속도로' 명칭이 바뀔 수 있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의 명칭 변경과 관련해 대구경실련과 공동대응하기로 합의를 했다"며 "법적으로 광주와 대구의 지역명을 공식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양 지역 시민들이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달빛' 고속도로로 변경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와 대구시가 달빛동맹을 맺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다가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교류하고 있는 만큼 정식명칭이 어렵다면 애칭으로라도 '달빛'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도 '광대 고속도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네티즌 cor*****씨는 "사천과 고흥을 연결하면 사고고속도로, 죽전과 음성을 연결하면 죽음고속도로라고 할꺼냐"고 지적했다.

또 va*****는 "처음 광대라는 명칭을 들었을 때 서커스의 광대가 생각났다"고 했고, suc***는 "광대고속도로가 뭐냐"며 "차라리 삐에로 고속도로라고 짓지"라고 명칭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일부는 예전과 같이 88고속도로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네티즌 red*****씨는 "32년동안 쓰여지 도로명칭을 한순간에 바꾸는게 말이되냐"며 "그냥 88고속도로 명칭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또 sjs*****씨는 "이때까지 고속도로 확장 공사했다고 이름 바꾼적이 있나요"라며 "예전 이름 그대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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