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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줏값 인상 앞두고 영업사원-도매상 간 은밀한 거래 활개

"미리 물량 쌓아두면 가격 인상 시 차액 남길 수 있어"
참이슬 이어 O2린·한라산 소주도 가격 인상 발표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5-12-07 07:20 송고 | 2015-12-07 14:43 최종수정
일부 업체의 소주가격 인상 이후 주류회사 영업사원들과 도매상 사이의 거래가 활발해졌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일부 업체의 소주가격 인상 이후 주류회사 영업사원들과 도매상 사이의 거래가 활발해졌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일부 업체의 소주가격 인상 이후 주류회사 영업사원들과 도매상 사이의 '딜(거래)'이 활발해졌다.

이미 여러 주류업체가 소줏값 인상을 발표한 만큼 연쇄 작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인데 이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물량을 쌓아둔 뒤 차익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가격이 오른다는 내부 소식을 미리 접한 일부 영업사원들은 자신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도매상들에게 귀띔하고 차액을 남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주류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종의 관례다.

소주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높아 쉽게 변질되거나 상하지 않아 이들의 거래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961.70원에서 1015.7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충청도 지역 소주 생산업체인 맥키스컴퍼니(전 선양)도 'O2린' 가격을 기존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올렸다.

한라산소주는 '한라산소주'와 '한라산 올래' 2종의 가격을 기존 1080원, 988원에서 각각 1114원, 1016원으로 인상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 인상 직후 전국 각지의 소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자 주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가격 인상이 발표되기 이전에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이다.

아직까지 소주 시장 점유율 2위인 롯데주류(처음처럼)와 무학, 보해양조 등은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값을 올린 업체들 모두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비용 증가를 이유로 꼽았다. 또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가격을 발표하지 않은 한 주류 제조사 관계자는 "언제 소주값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다"며 "소비자들의 반감이 큰 상태라 일단 분위기가 사그라들어야 인상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주가격 연쇄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주류회사 영업사원들과 도매상 등 대량으로 거래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미리 물건을 쌓아두라는 귀띔이 오가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1일 일부 주류도매상들 사이에서는 한 주류 제조사의 소주가격이 7일부터 오를 예정이니 미리 많은 물건을 받아두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 주류 도매업자는 "A사의 대표소주가 7일부터 오를 예정이니 미리 물량을 챙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이 돌았다"며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상하는 물건도 아니고해서 미리 받아뒀다"고 말했다.

이들이 미리 물량을 축적해 두는 것은 소주가격이 오른다고해서 당장 소매점에 공급하는 금액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소매점에 물량을 공급할 때는 일정 금액 틀 안에서 공급가격이 정해지는데 이는 도매업자의 재량인 만큼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보다 좋은 조건에 주류를 제공할 수록 계약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 출고가가 오른다고 해서 바로 값을 올리지 못한다.

주류제조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이후 공장출고 물량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리 언질을 주는 것은 영업사원들이 도매업자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일종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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