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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상균 품은 조계사…"6일까지 참겠다"(종합)

퇴거 놓고 하루종일 강온 대립…민주노총, 한위원장 폭력사태 진상조사 요구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5-12-01 17:40 송고 | 2015-12-02 09:32 최종수정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창문을 열고 인사말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창문을 열고 인사말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계사가 1일로 16일째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6일을 퇴거시한으로 제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의 평화 집회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그때까지 신변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조계사신도회는 이날 오후 서울 조계사 경내 안심당에서 임원진 160명이 참여하는 비상총회를 열어 이처럼 의견을 모았다고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신도회 임원 총회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신도회는 총회를 통해 한 위원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으며, 오는 6일까지 은거를 허용하며 당장 퇴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2015.12.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신도회 임원 총회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신도회는 총회를 통해 한 위원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으며, 오는 6일까지 은거를 허용하며 당장 퇴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2015.12.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이 종무실장은 "총회에선 좀 더 인내하고 참고 견디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결론은 6일까지 대승적 차원에서 인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에선 "보름을 참았는데 6일까지 며칠을 못참냐"는 의견과 "그 전에라도 대승적 결단을 해달라"는 신도들의 의견이 맞붙었다고 한다. 
 
이 종무실장은 "모든 신도의 바람은 하루 속히 이 사태가 원만히 정리되고 일상으로 돌아가 기도 드리는 곳으로 조계사가 거듭나자는 것"이라며 "그 전(6일)에라도 신도들의 바람들을 읽고 헤아려 결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조계사신도회 부회장 등 신도 15명이 한 위원장 은신처로 찾아가 끌어내려 몸싸움을 벌여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들은 강제로 한 위원장을 끌어내 경찰에 인계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의 법복이 벗겨지는 등 소란이 일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법회관에서 열린 '2015년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평가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법회관에서 열린 '2015년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평가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에 화쟁위원회가 이날 오전 "어제의 일은 그분들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저희의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정웅기 화쟁위 대변인은 "그동안 불편을 감수해 온 조계사 신도분들에게 늘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져왔다"면서도 "부처님은 언어든 행동이든 어떤 형태의 폭력도 배격하셨다. 불자라면 마땅히 이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고 돌출행동의 자제를 당부했다.  
 
서우식 조계사 청년회 지도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억지로 끌어내려 한 일부 신도들을 비판하고 한 위원장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5.1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우식 조계사 청년회 지도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억지로 끌어내려 한 일부 신도들을 비판하고 한 위원장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5.1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우식 조계사청년회 지도위원장도 이날 오전 경내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위원장은) 어쩔 수없이 여러 일하는 사람을 위해 조계사에 온 귀한 중생"이라며 "그 사람을 내치는 건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다"고 전날 일부 신도들의 '폭력사태'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에 대한) 폭력사태에 경찰이 개입된 정황이 있다며 조계사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사 신도회 회의 내용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는 5일 예정된 집회를 평화적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사 신도회 회의 내용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는 5일 예정된 집회를 평화적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2015.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어제 오후 3시쯤 신도라고 주장하는 10여명이 신발을 신은 채 위원장의 숙소로 들어와 목을 조르고 쓰러뜨려 눕히고 심지어 이불로 싸서 나가자며 위협했다"며 "몸을 들어 밖으로 나가는 등 심각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 법복이 찢겨 나갔고 상하의가 모두 벗겨졌다. 조계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폭력이 20여분간 자행됐다"며 "이들은 경찰과 전화를 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주고받았고 '끌고 나갈테니 차를 대기하라'는 등 실시간으로 경찰에게 상황을 중계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들이 스스로 조계사 신도라 밝히고 '완력행사는 없었다'는 둥 언론에 거짓을 발표한 상황에서 이를 모른체 하는 것은 대다수 신도들께 오히려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어제 폭력사태에 대해 시급히 진상조사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조계사에 부탁했다.
 
그는 "대승적인 결단과 부처님의 자비로 다시 문을 열어주신 조계사 신도분들과 조계종 화쟁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깜짝 등장해 몰려든 취재진들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게 인사했다. 은신 중인 관음전 4층에서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며 "12월5일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많은 민중이 올라온다. 정부는 이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평화시위를 약속했다"고 크게 말했다.   
 
신도회가 6일까지 한 위원장의 은신을 허락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 위원장의 은거를 놓고 신도들의 불만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조계사엔 오후 2시 신도회 총회를 앞두고 경찰과 민주노총 관계자, 신도, 취재진 등이 몰려들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신도회 임원 총회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신도회는 총회를 통해 한 위원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으며, 오는 6일까지 은거를 허용하며 당장 퇴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2015.12.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신도회 임원 총회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신도회는 총회를 통해 한 위원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으며, 오는 6일까지 은거를 허용하며 당장 퇴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2015.12.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신도 전모(65·여)씨는 "신도들이 발을 끊어야 한다"며 "조계사의 이미지가 더러워지고 있다. 신도들 절이지 스님들 절이 아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외부에서 찾아온 70~80대 여성 10여명은 대웅전 앞에서 한 위원장의 퇴거를 거세게 요청했다. 한 할머니(80)가 격앙돼 "왜 나쁜 놈을 껴안고 안 쫒아내냐. 중놈들도 쫓아내야 한다"고 외치자, 신도들은 "저 사람은 불자가 아니다. 절 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항의했다. 
 
고성이 오가면서 영화촬영을 위해 대기했던 스태프 60여명이 촬영을 중단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 수십여명도 경내를 돌며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날도 조계사에 기동대 400여명, 형사 100여명 등 500여명을 배치해 삼엄한 경계를 유지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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