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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717억' 매년 최고액 신기록 쓰는 FA, 문제는 없을까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5-12-01 16:38 송고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석민. © News1 양동욱 기자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석민. © News1 양동욱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유계약선수(FA) 몸값. 개인 계약 100억 원 시대가 열리는 날도 머지 않은 느낌이다.

지난달 30일까지 FA 18명의 계약 총액의 합은 717억70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19명의 계약 총액인 630억6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이상 두산), 박재상(SK)을 포함하면 이 금액은 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1999년 처음 도입된 FA 제도는 해를 거듭할 수록 규모가 커졌다. 첫해 송진우(당시 한화)가 3년 총액 7억원에 스타트를 끊는 등 5명의 총액이 24억2500만원이었던 FA 시장은 4년 뒤인 2003년 총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정수근(롯데·6년 40억6000만원), 진필중(LG·4년 30억원), 마해영(KIA·4년 28억원) 등이 주축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1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2007년부터는 경기침체로 인해 FA시장도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총액이 100억원을 넘지 못했고, 2008년과 2009년은 단년 계약으로 발표됐다. 2010년에는 단 2명(김태균, 이범호)이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2011년 이대호, 정대현, 조인성 등 대어급 선수들이 각각 대형계약을 맺으면서 FA시장에 다시 불이 지펴졌다.(16명 총액 261억5000만원) 2012년에는 11명 총액 242억6000만원으로 주춤했지만 2013년부터 걷잡을 수 없이 규모가 커졌다.

강민호(롯데·4년 75억원)가 2004년 심정수(삼성·4년 60억원)의 기록을 깬 것이 시작이었고, 류현진을 메이저리그에 보내면서 '실탄'이 많아진 한화가 이용규(4년 67억원), 정근우(4년 70억원) 등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 9구단으로 야구판에 뛰어든 NC도 적극적으로 선수 수급에 나섰다. 2013년 FA 16명의 총액은 523억5000만원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최정(SK·4년 86억원)이 1년만에 FA 총액 기록을 갈아치웠고, 장원준(두산·4년 84억원), 윤성환(삼성·4년 80억원)도 8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시즌 직전에는 윤석민(KIA)이 4년 90억원에 계약하며 90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 역시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김태균(한화)이 4년 84억원에 잔류했고, 유한준(kt)과 손승락(롯데)은 각각 4년 60억원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FA 시장 '큰손' 한화가 투수 최대어 정우람을 4년 84억원에 잡았고, NC가 박석민을 옵션을 포함해 4년 96억원에 영입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직 100억원 시대는 오지 않았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100억원을 넘기는 것도 먼 이야기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몸값은 문제가 없을까.

어찌보면 시장논리에서는 당연한 결과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진 것이고, 높아진 야구인기, 신생팀 창단 등으로 FA 영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초래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정우람. © News1 이동원 기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정우람. © News1 이동원 기자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된다.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받은 선수들이 큰 부담감을 떠안으면서 '먹튀'로 전락하거나, 일부 구단들이 육성보다는 'FA 쇼핑'에 치우치면서 기존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게 되는 것 등이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구단 운영과 확실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스타급 플레이어가 높은 몸값을 받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적은 금액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고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 프로야구는 모기업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소 즉흥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구단을 운영하기보다는 당장의 성적을 위해서, '구단주의 결제'가 떨어지면 과하게 내지르는 경향이 보인다는 것이다.

송 위원은 "1980년대 실업팀들이 벌인 '스카우트 경쟁'에서 바뀐 것이 없어보인다. 프로야구단이 단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수익구조를 정착시키고 투자 역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보다 세밀한 FA 규정 손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은 "구단에서 많이 준다고 하고, 선수들이 이에 응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없다"면서도 "거품논란이 일지 않기 위해서는 '거품'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한다. 선수의 성적 등을 기준으로 FA 등급을 산정하고 이에 맞게 계약 규모도 정해놓으면 이같은 논란은 한층 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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