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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폭격 중인 130㎞ 그로저의 강서브

1경기 9개 서브 신기록 등, 삼성화재 6연승 견인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5-11-30 06:00 송고
삼성화재 그로저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V리그 6연승을 견인하고 있다. (KOVO 제공). © News1


지금까지 봤던 서브와 차원이 다르다. 마치 강력한 미사일이 상대 코트를 향해 내리꽂는 것 같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31·독일)의 폭발적인 서브가 V리그 남자부를 강타하고 있다. 그로저는 1라운드 2경기에 나오지 못했음에도 11경기에서 벌써 36개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세트당 평균 0.878개의 서브 득점으로 2위 시몬(OK저축은행·0.481개)을 멀찍이 따돌리고 1위에 올라 있다.

그로저는 2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NH농협 V리그 3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도 서브에이스 7개를 폭발시키면서 40득점을 터트렸다. 이번 시즌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그는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그로저를 앞세워 어느새 3위(승점 23·8승5패)까지 올라왔다. 1위 OK저축은행(8승5패·승점 26)도 가시권이다.

200㎝, 106㎏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그로저의 서브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무수한 웨이트트레이닝과 수 없이 노력한 결과다. 여기에 그의 부친인 괴르기 그로저 시니어 또한 독일 배구선수 출신으로 '강서버'로 유명했다.
그로저의 서브는 상대 선수들에게 공포 그 자체다. V리그 경기에선 공식적으로 속도를 재진 않지만 그는 지난해 유러피안 챔피언십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서브 속도가 131㎞를 찍은 적도 있다. 그로저는 "있는 힘껏 서브를 날렸지만 상대 수비가 그것을 잘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특히 2012년 유러피안 대회 예선에서 이탈리아의 리베로 바리가 그로저의 서브에 얼굴을 맞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던 적이 있을 정도다.

그로저는 지난 19일 안산 OK저축은행전에선 한 경기에 무려 9개의 서브 득점을 쏟아내며 한 경기 최다 에이스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의 서브를 받았던 한 선수는 "날아오는 궤도가 차원이 다르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꽂힌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내에선 올스타전에서 이벤트였던 '서브 콘테스트'에서 2012년 문성민(현대캐피탈)이 기록했던 시속 122㎞가 최고 속도다. 일반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경우엔 100~110㎞를 상회한다.

그로저 강서브는 무수한 연습의 결과물이다. 그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서브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로저는 "연습 때 서브 1개를 때리더라도 온 힘을 다해 정확하게 하려고 한다. 수 없이 연습한 결과"라고 했다.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삼성화재 블루팡스-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에서 삼성화재 그로저가 공격을 하고 있다. 2015.11.2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그로저는 강서브의 비결에 대해 묻자 "정확한 토스로 공을 던지고 몸을 오픈한 뒤 팔꿈치가 쳐지지 않게 팔을 최대한 뻗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항상 무릎 등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서브 연습할 때는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로저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도 갖췄다. 세계 톱클래스 선수임에도 항상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배우려는 모습이다.

그로저는 지난 2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1세트에 서브 에이스를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자 신진식 수석코치에게 다가가 수정할 부분에 대해 물어봤다.

신 코치는 "너무 공과 거리가 멀고, 공을 때리는 타점이 평소보다 낮았다"고 조언했고, 이를 받아들인 그는 2·3세트에 각각 1개씩의 서브 득점을 기록했다. 그로저는 "신 코치의 말을 들은 뒤 확실히 나아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독일산 폭격기' 그로저의 강력한 서브는 V리그의 새로운 볼거리로 떠올랐다. 그로저를 앞세워 6연승의 신바람을 낸 삼성화재는 다음달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맞대결을 벌인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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