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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고가 짬뽕라면' 전쟁…직접 비교해보니

사골육수에 해물맛 첨가…간짬뽕만 국물 없는 라면
진짬뽕·불짬뽕·간짬뽕 액상스프, 농심은 분말스프 사용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5-11-29 08:30 송고 | 2015-11-29 10:30 최종수정
최근 출시된 라면 짬뽕라면을 직접 비교해 본 결과 구성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 News1
최근 출시된 라면 짬뽕라면을 직접 비교해 본 결과 구성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 News1


국내 라면제조사 간의 짬뽕라면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오뚜기가 '진짬뽕'을 출시한데 이어 팔도가 '불짬뽕'을 내놨으며 이어서 농심이 '맛짬뽕'을, 삼양식품이 '갓짬뽕'을 선보여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현재 각 제조사마다 자사 제품의 풍부한 건더기스프와 굵은 면발, 불맛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직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시중에 많이 퍼지지 않는 갓짬뽕을 제외하고 나머지 제품을 모두 구입해 직접 비교해 본 결과 각 제품마다 분명한 차별화가 이뤄져 있었다. 또 기존 일반 짬뽕라면과의 비교를 위해 삼양식품의 '간짬뽕'을 추가했다.

이들이 강조하는 불맛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탄맛'으로도 불리지만 정통 중식당에서 선보이는 짬뽕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개발단계서부터 마케팅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투제품(유사제품)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오뚜기(진짬뽕), 팔도(불짬뽕), 농심(맛짬뽕), 삼양식품(간짱뽕)의 제품을 직접 구입해 비교해 본 결과 맛과 조리법(포장지 뒷면 제공), 원재료 구성 등이 모두 달랐다.

어느 회사의 제품이 어떤 것이었는지 구매자가 헷갈릴 정도로 유사한 제품명이지만 맛과 특징은 천차만별이었다.
어느 회사의 제품이 어떤 것이었는지 구매자가 헷갈릴 정도로 유사한 제품명이지만 맛과 특징은 천차만별이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어느 회사의 제품이 어떤 것이었는지 구매자가 헷갈릴 정도로 유사한 제품명이지만 맛과 특징은 천차만별이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최대한 객관적인 맛을 내기 위해 계량컵을 사용하고 알람을 맞추는 등 제조사의 조리방법을 엄수했으며 국물의 양을 알아볼 수 있도록 같은 용기에 담아 시식했다.

가장 먼저 진짬뽕은 제조사의 설명대로 물 550ml에 건더기스프를 넣고 물을 끓인 후 액체스프와 면을 넣고 5분간 더 끓였다. 5분 뒤 유성스프(조미유)를 넣어 저은 뒤 일회용 우동 용기에 담았다.

진짬뽕은 다른 3개 라면보다 해물맛이 강했다. 건더기는 불짬뽕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시식하는 내내 풍부한 해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제조과정에서 사용된 오징어, 홍합, 미더덕 중 오징어 맛이 진하게 났으며 사골육수 특유의 고소한 맛도 들어있었다. 건더기 스프에는 기존 라면에서 찾아보기 힘든 게맛살과 목이버섯이 들어있었다. 목이버섯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들어있는 제품은 진짬뽕과 불짬뽕 뿐이었다.

농심 맛짬뽕(왼쪽)과 팔도 불짬뽕(오른쪽)© News1
농심 맛짬뽕(왼쪽)과 팔도 불짬뽕(오른쪽)© News1

다음으로 출시된 팔도의 불짬뽕은 진짬뽕과 달리 550ml의 물에 액상스프와 건더기스프를 함께 넣은 뒤 물을 끓였다. 국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5분간 더 끓였고 면이 익은 뒤에는 향미유(조미유)를 넣어 저은 뒤 시식했다.

불짬뽕은 진짬뽕과 마찬가지로 액상스프를 사용했다. 사골육수를 기본으로 해물맛을 강조한 점도 비슷했지만 가장 많은 건더기가 들어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면발이었다. 이 제품은 경쟁사의 것과 달리 2.5mm의 비교적 얇은 면을 사용하고 있었다. 면이 얇은 만큼 조리과정에서 가장 먼저 익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비교적 맛이 진했다.

냄비에 넣고 포장용기에 묻은 액상스프를 살짝 맛본 결과 끓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강한 불맛이 났다. 국물은 다른 제품과 달리 물을 끓이는 처음 단계에서부터 스프를 첨가한 영향으로 보다 진한 편이었다.

농심 맛짬뽕의 특징은 분말스프라는 점이다. 이 제품은 경쟁업체들마다 액상스프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도 분말스프 형태를 고수했다. 스프보다는 면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다.

맛짬뽕은 앞의 두개 제품보다 50ml 적은 500ml의 물만 넣는 것을 권장하고 있었다. 일반라면과 마찬가지로 물을 끓인 후 스프를 넣고 5분동안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야채볶음풍미유(조미유)를 넣어 저어서 시식했다.

이 제품은 해물향과 시원한 맛이 도드라졌다. '속이 확 풀리는 맛있는 짬뽕, 맛짬뽕'이라는 슬로건과 일치하는 맛이었다. 스프를 개봉할 때부터 진한 게 향이 났다.

면발에는 미세한 홈이 파여 있었는데 국물이 잘 배어들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제품도 소고기와 돼지육수를 함게 사용해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을 기본으로 해물맛이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다.

젓가락으로 면발을 집어들었을 때도 국물이 진하게 배어 있는 덕분에 가장 진한 해물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건더기스프의 양은 타사 제품 대비 적은 것으로 보였다.

앞의 세 제품 모두 조미유가 포함돼 있었는데 맛을 본 결과 짬뽕 특유의 매콤한 맛과 고추기름 맛은 이때 첨가된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미유가 일반라면을 정통짬뽕맛으로 바꾸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오뚜기 진짬뽕(왼쪽)과 삼약식품 간짬뽕(오른쪽)© News1
오뚜기 진짬뽕(왼쪽)과 삼약식품 간짬뽕(오른쪽)© News1

마지막으로 일반 짬뽕라면과의 비교를 위해 넣은 삼양식품의 간짬뽕은 국물이 거의 없는 볶음짬뽕 형태다. 이 때문에 볶음짬뽕과 비빔면에 가까운 맛이었으며 타사 제품과는 확연히 다른 맛을 냈다.

간짬뽕은 국물이 거의없는 라면이지만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한다. 물 600ml에 면과 건더기스프를 넣고 5분간 끓인 뒤 물을 버린다. 이 때 남기는 물의 양은 종이컵 반컵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국물 없이 면만 보이는 상태에서 액상스프를 넣고 약한 불에서 30초를 볶아서 시식했다.

이 제품은 일반라면으로 면이 타 제품보다 면이 얇지만 국물이 거의 없어 맵고 강한 맛이 특징이다. 불맛이 강하고 건더기스프를 신경 쓴 최근 신제품과는 맛과 구성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비교해본 3개 신제품의 가격은 현재 1200~1500원선(대형마트 기준)에서 형성돼 있다. 기존 일반라면보다 300~600원 비싼 가격이다. 일반라면인 간짬뽕은 800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일반라면보다 진한 국물과 건더기 양 등이 값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짬뽕라면 제조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제품 중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맛을 내는 재료나 건더기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제품마다 일반 라면보다 더 비싸고 많은 재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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