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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결단, 야권재편 신호탄 될까…29일 입장발표 주목

'문안박' 연대 입장 표명…전면거부는 부담, 제3의 선택 가능성 커
거취언급은 없을 듯…지도체제 개편에 무게
측근들 부정기류 속 전격 수용 가능성도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5-11-28 05:30 송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제안을 포함한 당 활로 모색방안에 대한 고심을 마치고 오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한다.
당내 제 계파가 모두 안 전 대표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이날 안 전 대표의 답변은 당 내홍 수습 또는 논란 확산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도체제 개편 제안에 무게가 실리며 당밖 세력까지 포함한 야권재편이 촉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체적 혁신방안을 내놓고 당 혁신을 주창해온 안 전 대표가 '문안박연대'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부정적 기류가 측근들 사이에서는 강한 상태다. 당내 비주류 성향 의원들도 문재인 대표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며 거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문 대표 제안을 명분없이 거부할 경우 전직 지도부로서 당 내홍을 수습하기는 커녕 방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부분적 수용과 함께 제3의 선택, 혹은 '전격 수용'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지난 1월 전당대회 당시 당 혁신을 위해 대권주자들과 힘을 모으겠다며 '문안박 희망스크럼'을 제안했을 때부터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결단을 위한 숙고에 본격 착수했다고 한다.
안 전 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3가지 방향에서 당내외 세력이 통합할 수 있을지를 두고 문안박연대를 대입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3가지 방향이란 문안박연대가 △혁신할 수 있는 체제인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제인가, △당 통합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체제인가 하는 3가지 관점으로 요약된다. 

안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안 전 대표는 본인이 제기한 3가지 혁신과제에 혁신과 통합을 이뤄내고, 총선 돌파 카드로 유용히 쓰여질 '플러스 알파'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며 "그 가운데 문 대표가 문안박연대를 제안해 같이 검토하는 중이고, 이에 대한 수용 여부는 29일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천정배 무소속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을 비롯해 당내외 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전당대회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지도체제 개편과 관련해 야권재편의 방아쇠가 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전망된다.

이 측근은 또 "당 바깥 천 의원 등도 다 통합해야 하고, 호남 민심이 이반돼 있으니 적어도 '호남 신당'이 만들어지면 안 되는 것"이라며 "통합전대 등은 문안박연대와 똑같은 (고민) 선상에 올라갔고, (주류·비주류 등) 당내 세력을 모두 통합시킬 안이 아닌 건 분명한데 가닥은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에는 부정적 분위기다. 당을 선거체제로 전환하기 앞서 당 체질을 변화시킬 토대를 닦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해서다.

의원실 관계자는 "(안 전 대표 결단은) 비상대책위원회나 통합 전대가 될 수도 있고, 제안의 방향은 이와 유사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상이할 수 있다"며 "총선 승리를 이루려면 조기선대위보다 먼저 체질을 바꿔야 한다. '선거체제 전환'은 과거에도 반대했고 안 전 대표 선택지에도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안 전 대표 측에는 '문안박연대'의 호남 배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어 이같은 의견이 결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안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문안박연대를 수용하면) 공천 나눠먹기냐는 말이 당장 나올 텐데 총선 패배 가능성이 큰 상황에 그러면 더 힘들어진다"며 "당이 정말 혁신하려면 호남을 배제하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 본인의 거취나 문 대표의 퇴진, 2선 후퇴 등 개인적 문제는 이날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송호창 의원은 "안 전 대표는 당을 어떻게 살릴지만 고민하고 있다. 모두 진짜 헌신하고 희생해야 당 내부와 바깥에서 최대한 폭넓게 야권통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본인 출마여부 등과 문 대표의 2선 후퇴는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릴 해법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른 측근들도 "안 전 대표 본인의 탈당이나 분당 (참여), 총선 불출마, '적지 출마' 등은 다른 문제", "안 전 대표는 본인 거취도, 문 대표 사퇴도 일관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 측은 입장발표 전 문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요청이 오면 만나겠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한편 안 전 대표 주변에서는 오는 12월 '제3지대 신당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문안박연대가 엎어지고 당 혁신도 실패로 판단되면 안 전 대표가 '결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나온다.

안 전 대표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 결단에는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 문 대표 제안은 레토릭일 뿐으로 진정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부에선 제3지대(신당)을 얘기하고, 그렇게 가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전격적으로 문 대표와 함께 혁신을 이끌어가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문 대표가 진심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천하는 모습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제"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결단 표명 뒤 오는 30일에는 야권 심장부인 광주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구체적 혁신 추진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이날부터 광주에서 1박2일간 머무를 예정으로, 혁신과 관련한 의견을 폭넓게 듣고 호남 민심 이반을 타개할 방안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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