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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여의도 영결식 참석 아닌 '빈소 영결'…이유는

靑, 건강·순방·날씨 우려 vs YS 예우 놓고 고민
주치의 인용 “고열 감기” 대통령 건강 이례적 공개
파리 기후총회 중견주도국役 기대 높아 ‘순방 컨디션’ 고려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5-11-26 13:53 송고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발인에 참석해 운구차로 향하는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2015.1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발인에 참석해 운구차로 향하는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2015.1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아닌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과 영결했다.  
고열과 감기, 해외순방, 영하권 날씨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김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이 여의도로 향하기 전 마지막 이별을 위해 빈소인 서울대 병원을 찾은 것이다. 

박 대통령의 건강 우려 등도 감안하고 ‘국가장 부분 참석’을 통한 전직 대통령 예우라는 명분도 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치의는 현재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있으면 곧 있을 해외 순방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장기간 외부 공기 노출 자제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박 대통령의 현재 건강 상태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게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가 출발하기 직전에 빈소인 서울대 병원을 다시 찾아 김 전 대통령과 영결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한 번 위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불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건 영결식 하루 전날인 25일 오전이었다.

무엇보다 터키·필리핀·말레이시아 3개국에서 열린 7박10일간의 다자 정상외교 ‘강행군’에 따른 피로누적과 감기증세 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영하권의 추운 날씨 속에서 영결식이 진행되는 1시간20분 간 자리를 지켜야하는 데 따른 우려가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불법시위와 ‘식물국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24일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건강상 문제를 시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제(23일) 새벽에 다자외교를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에 많은 일정을 짧은 기간에 소화해 내느라 건강과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또 갑작스러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경황없이 조문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또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내내 목소리가 잠겨있었고 감기증상을 보였다.  

게다가 지난 14~23일 터키·필리핀·말레이시아 순방에 이어 6일 만인 29일부터 5박7일 간의 프랑스·체코 순방 일정이 잡혀있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경우 중견 주도국인 우리나라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어 그만큼 준비와 이에 따른 부담이 큰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가 다자 정상외교에서 중견 주도국으로 ‘국격’이 부상하면서 지난 9월 유엔총회, 최근 주요20개국(G20)·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세안+3(한중일)·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이어 오는 COP21에서 선진-개도국 간 가교역할을 하며 ‘개발 아젠다’를 제시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당일인 26일 오전 외부 일정이었던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 참석 또한 취소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김 전 대통령 영결식 불참 가능성을 놓고 박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앙금을 풀지 못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등 반대여론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

이에 대해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대통령 주치의 의견을 인용하며 박 대통령의 현재 건강상태를 공개하고 고(故) 김 전 대통령에 예우를 다하는 차원에서 운구차가 빈소인 서울대 병원을 출발하기 앞서 김 전 대통령과의 영원히 이별, 즉 영결을 나누는 것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영결에 대한 예우와 건강·순방·영하권 날씨에 따른 우려 사이에서 영결식 참석이 아닌 김 전 대통령과의 영결로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birak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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