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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36년 악연' YS 직접 조문…"명복 기원"(종합)

차남 현철씨 등 유가족과 10여분 환담
"담배 안 피고 술 안마셔 건강 괜찮아"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하수영 인턴기자 | 2015-11-25 17:21 송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36년 악연'을 이어온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YS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979년 12·12 쿠데타 이듬해 정권을 잡은 전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김 전 대통령은 신군부 집권 내내 대립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이은 가택연금으로 탄압을 받았고, 급기야 1983년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며 23일 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취임했고, 취임식 직후 전 전 대통령의 집권기반이 됐었던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한데 이어 1995년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시키는 등 악연으로 얽혀왔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노재현·서종철 전 국방장관 등 측근들과 함께 들어섰다.

검은색 양복을 갖춰 입고 차에서 내린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한 모습으로 빈소에 들어섰고,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큰절로 예를 갖춘 뒤, 차남 김현철씨를 비롯한 유가족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며 위로했다.

이어 빈소 옆에 마련된 접객실에서 차남 현철씨를 비롯해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과 함께 둘러앉아 10여분 간 환담을 나눴다.

전 전 대통령은 김씨에게 "아프신지 오래됐느냐", "아드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며 친근하게 물었고, 현철씨는 "최근 3년간 아프셨다"면서 "(제 나이는) 57 입니다"라고 답했다.

현철씨가 "건강이 좀 안좋으시다 들었는데 괜찮으시냐"며 안부를 건네자,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거지 뭐..."라면서도 "그런데 이제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좀 나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젊은 시절 군생활 때의 흡연 일화 등을 회상하면서 시종일관 대화를 주도했고, 간간히 김씨의 팔을 쓰다듬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일간 치러지는 국가장 막판에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점으로 미루어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조문을 앞두고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전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및 화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빗발치는 질문을 뒤로한 채 서둘러 차에 올라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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