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엑스엘게임즈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게임업계에도 저처럼 의미있고 멋있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 1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해 48세이니까 더 바라지는 않고 딱 10년 후에도 좋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이고 싶습니다."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엑스엘게임즈에서 만난 송재경 대표는 청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났다.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에서도 '천재개발자' 혹은 '괴짜'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가 2년의 공백을 깨고 신작 온라인게임 '문명온라인'을 들고 게임업계에 돌아왔다. '문명온라인'은 12월 2일 정식 출시된다.

송재경 대표는 "문명 시리즈가 워낙 대단한 작품이다보니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 부담이 컸다"면서 "'문명온라인'은 지금까지 나왔던 많은 게임들과 다른 플레이 방식을 갖추고 있어서 비공개테스트 때도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문명온라인'은 유명 PC패키지게임인 시드마이어의 '문명'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엑스엘게임즈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버전으로 개발한 것이다. 개발기간은 5년이고 투입된 인력만 120여명이다.

올 연말과 내년은 송 대표와 엑스엘게임즈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출시한 '아키에이지' 이후 2년만에 대형 신작게임을 선보이는 데다가 내년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송재경 대표는 "올해 결산을 마치고 난 후 내년에 본격적인 상장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관 상장사는 삼성증권이 유력하다.

송 대표는 김정주 NXC 대표와 함께 1994년 넥슨을 공동 설립하고 국내 최장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온라인게임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후 엔씨소프트로 옮긴 송 대표는 김택진 대표와 함께 '리니지'를 개발하며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개발자가 됐다. 이후 2003년 엔씨소프트를 나와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했다.

넥슨, 엔씨소프트에 있을 때도 송재경 대표는 자신만의 굳은 철학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로 유명했다. 상업성에 치우치지 않고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는 '의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래서 송 대표도 현재 게임시장을 비정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10여년 전처럼 중소 개발사들이 온라인게임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온라인게임 시장도 사실상 멈췄고 모바일로 이미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양산형 모바일게임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을 만드는 기업들은 정말로 온라인게임을 사랑하거나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재경 대표는 온라인게임에 집중하고 있지만 모바일게임 개발도 놓치지 않고 있다. 현재 엑스엘게임즈는 게임빌과 손을 맞잡고 개발하는 '아키에이지 모바일'을 비롯해 4종의 모바일게임을 준비 중이다. 송 대표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브레이브스'를 비롯해 내년에 아키케이지 모바일 등을 선보일 것"이라며 "온라인게임 이후의 '넥스트 온라인' 시대에 대한 고민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에게 무리하게 요금 결제를 유도하는 최근 모바일게임 트렌드에 대해서는 '제 발등 찍기'라는 쓴소리도 잊지않았다. 

송재경 대표는 "게임의 성공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문명온라인은 잘 개발된 게임이라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개발하고 꾸준한 업데이트로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엑스엘게임즈가 온라인버전으로 재탄생시킨 '문명온라인'은 12월 2일 정식 출시된다. 동시에 수만명이 함께 게임할 수 있는 '문명온라인'은 로마, 이집트, 중국, 아즈텍 중 1개 문명을 선택하고 해당 문명의 시민이 되어 자신이 속한 문명의 발전과 승리를 위해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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