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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환자 사투끝 사망..메르스 시작도 논란 끝도 논란(종합)

비공개 원칙·메뉴얼 대로 하다 초동대응 실패...메르스 확진 186명, 사망 38명
5월 20일 첫 번째 환자 발생...11월 25일 마지막 환자 사망, 유가족측 억울함 호소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15-11-25 11:31 송고 | 2015-11-25 13:25 최종수정
메르스 마지막 80번 환자가 25일 오전 3시께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뉴스1 © News1
메르스 마지막 80번 환자가 25일 오전 3시께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뉴스1 © News1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긴 사투 끝에 사망했다. 지난 5월 20일 메르스 첫 번째 환자 발생 이후 190일만에 모든 사태가 종료됐지만, 마지막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환자 보호자측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메르스 사태의 시작과 끝 모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2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6분 메르스 마지막 80번 환자(남·35)가 기저질환 림프종에 따른 합병증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에 따라 메르스 총 확진자 수는 186명, 사망자 38명으로 치명률 20%를 나타냈다. 국가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메르스 사태는 중동국가를 방문했던 첫 번째 환자가 5월 20일 최초 확진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정부의 메르스 병원 비공개 원칙, 부실대응 등으로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5월 3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전 장관은 “메르스 파급력에 대한 판단이 미흡했다”고 사과했지만 사태는 시작에 불과했다.

6월 4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35번 환자인 의사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돼 확진판정을 받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환자가 시민 1565명과 접촉한 것 같다며 준전시 상황임을 알렸다.
같은 달 7일이 돼서야 정부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명을 전면 공개했다. 이미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6월 13일 세계보건기구(WHO)와의 메르스 합동조사단은 “병원명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해 사태가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삼성서울병원.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메르스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을 비롯해 환자 발생 혹은 경유했던 삼성서울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건국대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잇달아 부분폐쇄 조치가 이뤄졌다. 7월 4일에는 마지막 확진자 186번 환자가 발생했고 그 뒤에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환자들도 발생했다. 6월 27일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인 182번 환자는 최초로 무증상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긴 환자도 발생했다. 아직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환자들도 있다.

이후 장관이 교체됐으며, 마지막 환자인 80번 환자가 음성판정을 받고 10월 3일 퇴원했으나 11일 다시 고열 등 증상이 발생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유전자 양성판정이 나와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지만 당시 보건당국은 80번 환자에 죽은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감염력은 없다고 밝혔다. 10월 25일에는 152번 환자가 처음으로 메르스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11월 중순, 마지막 80번 환자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80번 환자의 부인 배씨는 정부가 감염력이 없다면서 80번 환자의 음압격리 조치를 지속해 기저질환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배씨는 “국가는 당시 경제 타격이 있어 형식적인 격리해제를 단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전염력이 없다면서도 왜 격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인가. 정부로선 이제 격리해제 선택만으로도 대외적인 두려움이 있어 그러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CT와 MRI, PET-CT 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CT 검사만 진행했다는 게 80번 환자 유가족측의 설명이다. 유가족측에 따르면 80번 환자가 사망하기 전날에는 의료진이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거절했다. 80번 환자도 “살고 싶다”고 보호자에 말했다.

80번 환자가 사망하기 전날인 11월 24일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보호자 입장에서 속상한 것은 알지만 감염가능성이 거의 없더라도 아직 양성과 음성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세계 처음이라고 하는데 WHO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80번 환자는 25일 새벽 3시 사망했다. 유가족측은 “아픔도 억울함도 없는 곳으로 가길 바란다”고 80번 환자에 마지막 말을 남겼다.


ly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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