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무한경쟁이 낳은 질병, 불안장애·공황장애 왜 생길까

유명 방송인들 잇단 투병 밝혀져…극도의 긴장감에 생활 지장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5-11-14 06:00 송고
공황장애 남성 환자./© News1
공황장애 남성 환자./© News1

개그맨 출신 방송인 정형돈(37)씨가 불안장애 증상으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문화방송(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제이티비시(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서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유명 방송인 이경규(57)씨와 김구라(45)씨, 인기가수 김장훈(48)씨도 공항장애를 겪었다고 방송에서 고백해 주의를 놀라게 했다.

인기와 부(富)를 거머쥔 유명인들의 잇단 정신질환 발병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고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정신질환은 유명인들만 해당하지 않는다. 극심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이런 질환에 노출돼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으로부터 현대인을 위협하는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조현병에 대해 알아본다.

◇일반인구의 25% 불안장애 경험…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아

지속해서 걱정과 근심이 생겨 몸과 마음이 축나는 질환이 불안장애다. 불안한 느낌이 지나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걱정이나 불안의 대상이 건강, 경제적인 문제, 실직, 학업 성적, 취직 등 구체적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무엇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처럼 근거가 없는 불안이 엄습한다.

불안감으로 인해 항상 긴장한 상태로 지내고 자율신경이 날카로워져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더 많으며,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불안장애는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 특정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공통적으로 유전적인 요소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공황장애 환자는 절반 이상에서 1명 이상의 동일 질환을 앓고 있는 친척이 있다고 한다.

정신분석 측면에서는 불안을 해결하지 않은 무의식적인 갈등의 표현으로 설명한다. 불안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랑하는 대상과의 이별,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사랑 상실, 자신의 이상과 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불안 등이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불면증, 예민함, 잘 놀라는 증상,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염려하기, 안절부절못하고 벼랑에 선 듯한 느낌, 자신도 모르게 얼굴 찌푸리기,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발이 저리고 입 마름 등이다.

또 얼굴이나 가슴이 화끈거리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아랫배가 불편하고 설사를 한다.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고 호흡이 빨라진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안장애로 볼 수 있다. 이 질환을 치료하려면 보통 항우울제(SSRI 등)를 투약하며, 필요에 따라 항불안제(벤조다이아제핀 등)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거의 생기지 않고 항불안제도 다르지 않다"며 "최선의 치료법은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뿐 아니라 인지행동치료, 이완기법, 바이오피드백 치료 기법을 이용해 약물 치료와 병행하거나 단독으로 치료하면 효과적이다.

◇짧은 시간에 극도의 불안감 생기는 공황장애…매주 2회가량 발생

공황장애는 불안장애 중 하나로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짧은 시간 동안 극도의 불안이나 공포가 엄습하는 상태를 말한다.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황장애는 종종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대개 주 2회 정도 발생하는데 증상이 발생하면 강한 공포, 곧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게 된다. 가슴에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질식할 것 같은 느낌, 숨이 답답한 느낌, 현기증, 손발이 떨리거나 저리는 증상, 식은땀 등이 나타난다.

이런 신체 증상은 발생 후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른다. 이유를 알 수 없고 발생 빈도가 잦아져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동시에 실신하거나 혹은 미치지 않을까 하는 공포 등이 엄습한다. 흔히 공황장애가 발생하면 다급한 나머지 응급실을 찾게 된다.
공황장애 이미지(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제공)./© News1

효과적인 치료법은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투약하고 필요에 따라 다른 약물을 복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8~12개월가량 꾸준히 받아야 증상이 호전된다. 인지행동 치료는 이완요법, 호흡훈련 등이 있다. 10~12주 동안 치료가 이뤄진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공황장애는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힘들면 조기 진단을 위해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0대 후반 2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조현병…말수·감정 표현 줄어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린 조현병은 생각, 감정, 행동 면에서 독특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인생의 모든 시기에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 10대 후반부터 20대에 걸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평생 조현병에 걸릴 확률은 인구의 1% 정도이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만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조현병에 걸리면 말수나 행동이 줄고, 감정 표현이 적어진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보통 사람들이 느끼지 못 하는 것을 느끼는 환각,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믿는 망상이 생긴다.

독특한 언어 표현이나 행동을 보이며 환자 개인 또는 병의 경과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조기치료와 유지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좋은 경과를 보인다. 때문에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최근 조현병 약물이 획기적으로 발전해 예후가 좋다.

다만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예방을 위해서는 유지치료가 필요하다. 조현병 치료제가 뇌신경과 신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정진 교수는 "여러 매체를 통해 조현병이 잘못 알려져 안타깝다"며 "정확한 정보를 얻고 의료진을 믿고 치료받으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한조현병학회는 '조현병, 마음의 줄을 고르다'라는 책자를 만들었고 질병 정보가 잘 정리돼 읽으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도움이 된다.


s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