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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도수로 예산 두고 기재부의 '이중 잣대'

(세종=뉴스1) 진희정 기자 | 2015-11-13 07:01 송고
© News1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2000억여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된다. 4대강 보에 저장된 물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정은 지난 12일 가뭄 극복 협의회에서 2037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가뭄 피해가 가장 큰 충남 서부 지역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보령댐 도수로 공사는 312억원을 들여 내년 2월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이밖에 충남 공주보와 예당 저수지, 경북 상주보와 화달 저수지를 잇는 도수로 공사에도 각각 415억, 332억원이 쓰여진다.

이번에 추가 투입되는 예산은 올해 회계연도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내년도 예산 증액분으로 충당된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부처간 국비 지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4대강 사업을 수자원공사에 맡긴 것처럼 도수로 건설 사업 역시 공기업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공은 4대강 사업에 뛰어들면서 8조원의 빚과 함께 14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할 때 수공이 진 부채 원금 8조원의 30%인 2조4300억원을 2031년까지 재정을 투입해 갚겠다고 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이번 보령댐 도수로 공사에는 총 625억원이 소요되지만 기획재정부는 국토교통부가 올린 예산에 대해 심의과정에서 312억원만을 국비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수공이 분담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중에서도 예비비 93억7500만원만 확보했으며 수공이 금액을 먼저 투입하고 국고지원비율은 나중에 확정하기로 했다. 

게다가 312억 역시 수공이 금액을 선투입하고 국고지원비율은 나중에 확정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도수로 시설이 수도와 댐의 일부이기 때문에 국비 투입 비율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보령댐 도수로 사업으로 수공에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이에 반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공주보와 상주보 도수로 예산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기재부는 공주보와 상주보에 대해서는 가뭄에만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비상용수 공급시설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가 같은 도수로 사업이라도 다른 잣대를 재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 거리는 상황이다. 부처간 예산 형평성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가 예산을 들여 진행할 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모습은 마치 폭탄돌리기로 비춰보일 수밖에 없다.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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