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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총여학생회·성소수자모임, 인권영화제 대관취소 반발

"학생자치 탄압과 소수자 차별하는 숭실대 본부 규탄한다"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5-11-10 18:07 송고 | 2015-11-10 18:31 최종수정
10일 오후 5시쯤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SSU LGBT'와 숭실대 총여학생회 등이 이날 인권영화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강의실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학교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10일 오후 5시쯤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숭실대 성소수자 모임 'SSU LGBT'와 숭실대 총여학생회 등이 이날 인권영화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강의실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학교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이날 오후 6시 30분 교내 벤처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영화제에는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의 결혼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 페어 웨딩' 상영과 김 감독 부부와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숭실대 총여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한 웹페이지에 '숭실대 인권영화제 항의 동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등록된 후 총여학생회장의 휴대전화로 협박과 모욕을 포함한 항의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쇄도했다.

8일 학교 관계자로부터 행사를 취소해 줄 수 없겠느냐는 연락을 받은 총여학생회장이 이를 거절하자 9일 오전 학교 측은 총학생회에 "인권영화제의 내용이 우리 대학의 설립이념인 기독교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교내 행사 및 장소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대관을 취소했다.

이에 숭실대 총여학생회와 SSU LGBT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숭실대 인권영화제는 여성, 장애인, 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나아가 그들의 인권 감수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된 행사"라며 "앞서 언급한 보편적 인권의 가치들 가운데 어떤 것이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지' 학교 당국은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9월 숭실대 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 영화 '퍼스트 댄스'도 미국에 사는 레즈비언 커플의 삶을 다룬 영화"이고 "2003년 숭실대 총여학생회는 동성애자 주교에 관한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을 상영하고 김조광수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결국 지난 두 차례의 행사와 이번 행사의 유일한 차이점은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라는 가시적인 목표물의 존재 유무"라며 "숭실대 당국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학내 구성원을 보호할 임무를 방기한 채 '기독교 정신'의 이름을 더럽히며 소수자 차별을 묵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 당국에 ▲소수자 인권 옹호 책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학생자치에 대한 탄압 즉각 중단할 것 ▲대관취소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아스토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은 "학생 없는 학교는 없다"며 "학교라면 당연히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학생을 지켜내야 하고, 혐오와 차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평등하게 대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보라 한국기독교장로회 섬돌향린교회 담임목사는 "큰 배움터인 대학 마저 다양성을 차별과 혐오와 편견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 사회 가운데 숨쉴 수 있는 공간은 어느 곳에도 존재할 수 없다"며 "일부 한국 기독교의 목소리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 정신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오후 6시쯤 총장실에 항의방문을 했으나 총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는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 페어 웨딩' 상영과 김조광수 감독 부부와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이에 대해 숭실대 관계자는 "인권영화제를 불허하는 입장은 변함 없다"면서도 "학생들인만큼 물리적으로는 막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flyhigh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