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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전 日총리 "애국심은 과거 잘못 사죄하는 용기"(종합)

5일 서울대 강연서…"우애 이념 토대로 '동아시아공동체' 창설해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국가가 교과서 관여하는 것은 부정적"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5-11-05 18:38 송고 | 2015-11-05 19:49 최종수정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일제강점을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8) 전 일본 총리는 5일 오후 3시쯤 서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진정한 애국심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를 주제로 문화관 중강당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강연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사회과학대학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전·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강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이 특히 아시아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줬으며,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정한 화해가 이뤄졌다고 생각할 수 없다"며 "일본이 역사를 바라보고 침략과 식민지 지배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이나 국가에 대해 진정한 사죄와 속죄를 할 수 있다면 동아시아가 공동체를 향해 한걸음 크게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담과 2일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종군위안부문제나 역사인식에 대해서 한·일 정상의 인식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점은 안타까웠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가 생긴 것은 다행"이라고 평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한층 더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동아시아가 우애의 이념에 입각해 '동아시아공동체'를 창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 공동체는) 교육이나 문화, 경제, 환경 등 협력하기 쉬운 분야부터 시작해 안보나 통화 등 어려움이 수반되는 분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 뒤 "동아시아 국가들이 분쟁을 해결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장인 '동아시아의회'의 창설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안보법제를 '적극적 평화주의'라고 말하면서 성사시킨 데 대해서는 "이는 명백히 헌법위반"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 앞서 정운찬 전 총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 앞서 정운찬 전 총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편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8월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제의 한반도 강점에 대해 사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미디어는 대부분 호의적으로 다뤄줬지만 일본에서는 비판적인 기사가 많았던 것 같다. 도게자(土下座, 땅에 엎드려 조아림) 외교는 굴욕적이라는 말도 있었다"며 "왜 일본에는 아직도 과거의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며칠 전 우익이 사거리 한복판에서 가두 선전차를 몰아 제가 타고 있는 자동차의 사방을 막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었다"며 "일본 전체가 우경화돼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일본의 정권이 이와 같은 분위기를 슬며시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담화는 결코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으나, 한국정부나 중국정부가 일정 수준 어른스러운 대응을 보여줬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며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가 원래의 궤도에 다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 이부영 전 국회의원,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환영사에서 "진정한 통합과 발전을 위해서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동반성장의 가치가 국제관계, 특히 동아시아에도 적용될 수 있고 적용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8월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식민지배를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8월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5.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 양국 청년들의 취업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공통적으로 안고있는 문제"라며 "한·중·일 3개국 사이에서 아시아의 학생들이 국경을 넘어 아시아를 캠퍼스처럼 인식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캠퍼스 아시아' 구상을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이 어떠한 방향을 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본이 납치문제만 고집하고 6자회담에서 보조를 맞추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보조를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flyhigh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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