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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백화점에 쇼핑하러? 우린 먹으러 간다"…식품관 '북적'

'국내 최대' 현대百 판교점 식품관, 목표대비 매출 120% 달성
AK플라자·롯데·신세계百도 식품관 매출 상승 추세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5-10-31 08:30 송고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매장. © News1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매장. © News1


"어묵이랑 컵케이크 사러 멀리서 판교까지 왔어요. 요새 여기가 핫플레이스(인기 있는 곳)잖아요."(은평구 주민 최모(33·여)씨)
백화점이 쇼핑 공간에서 음식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백화점 식품관이 쇼핑고객들의 출출한 배를 달래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식품관을 이용하러 멀리서 특정 백화점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백화점이 '쇼핑'에서 '맛집'으로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현대百 판교점, 뉴욕카페·지역맛집 앞세워 '인기몰이'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판교점을 열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영업면적 1만3860㎡)에 가장 공을 들였다. 개점한 지 2달여가 지난 27일 찾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은 평일 오후임에도 많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식품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뉴욕에서 건너온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였다. 매장관계자는 줄어들 줄 모르는 대기 줄을 정리하고 있었다.

매그놀리아는 지난 8월 개점 후부터 고객들이 몰린 탓에 하루 생산량을 최대 8배 늘려 최대 4500~5000개를 팔고 있었고 이곳의 월평균 매출액은 6억원에 달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최모(33·여)씨는 "매그놀리아 컵케이크와 어묵을 사러 멀리서 판교점까지 왔다"며 "요새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이 핫플레이스(인기있는 곳)라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바로 옆에는 지역맛집으로 유명한 대구의 '삼송빵집'과 부산의 '삼진어묵'이 있었다. 이곳들 또한 매그놀리아 못지않게 많은 사람으로 붐볐으며 식품관 전체에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 이들의 상표가 찍힌 봉투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박양원 현대백화점 식품팀 델리 바이어는 "매그놀리아와 삼진어묵, 삼송빵집, 이탈리가 전체 식품관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은 편"이라며 "이런 유명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 집객효과를 보고 있으며 식품관 인기에는 SNS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외 국내에 첫선을 보인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에서도 20개가 넘는 테이블에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인텔리젠시아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이스팀', 중식당 '신승반점'도 인기였다.


서울 도봉구 주민 김모(27·여)씨는 "쉬는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데 이곳저곳 맛집을 찾아다니기 번거로웠다"면서 "그런데 판교 현대 지하에 오면 따로 이동할 필요가 없고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데다 다른 매장에 비해 새로운 디저트가 빨리 업데이트 되는 편이라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정확한 매출 규모와 방문 고객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목표대비 120%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하지훈 현대백화점 판매기획팀 주임은 "지난 8월 오픈 이후로 현재까지 고객수에 큰 변화는 없다"며 "식품, 특히 프리미엄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 매장 구성이 큰 효과를 보고 있고 식품관의 큰 인기가 지상의 다른 매장의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삼진어묵 매장. © News1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삼진어묵 매장. © News1


◇AK플라자 분당점, 델리존 연매출 19% 신장…롯데백화점도 식품관 매출↑


판교·분당 지역에서는 현대백화점 뿐만 아니라 AK플라자도 식품관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실제 매출 상승의 효과를 보고 있다.


'분당의 터줏대감' AK플라자 분당점은 유명 맛집 디저트를 델리존에 유치하기 위해 SNS에 입소문 난 베이커리와 디저트샵을 일주일에 2~3회씩 직접 방문하는 등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맛집을 찾아내면 바로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다.


실제 지난 1년간 펭귄마카롱, 몽슈슈, 호놀룰루쿠키, 코쿤 등을 시즌별로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후 모두 매장 종료 이전에 상품이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고 이 중 10초에 1개 팔린다는 치즈케이크 '르타오'는 정식 매장으로 입점했다.

카네이션 케이크로 유명한 부산 케이크 '코트도르', 정자동 카페거리 젤라또 '제멜로', 성남지역 40년 경력 장인이 만드는 '장복용과자공방' 등도 잇따라 입점하면서 최근 3년간 연매출이 최고 19%까지 신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존 위탁 운영해오던 식품관을 직영체제인 'AK푸드홀'로 전환하면서 델리존 외에 신선식품 또한 강화했다. AK플라자는 AK푸드홀을 직영체제로 전환 후 식품관 전체 매출이 3년 연속 5% 신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경우에도 올해 7월말 식품관을 새단장 한 이후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수강 롯데백화점 분당점 영업총괄매니저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이후에도 신선식품, 건강, 식당가 등 식품관 전체가 고른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러한 식품관의 강세는 분당과 판교를 넘어서 전국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점 기준 이달(10월1일~27일)의 식품 카테고리 신장률은 14.9%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전체 카테고리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1년 11.9%에서 2012년 12.4%, 2013년 13.5%, 2014년 14.2%, 2015년(10월까지) 15%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신장률이 다소 줄어들 때도 있었지만 식품의 매출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 백화점 업계도 이를 반영해 식품관을 강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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