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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우리농산물집 '무릉외갓집' 연매출 4억 비결

연회비 43만8000원에 한달 한번 5~6가지 꾸러미 택배..재가입률 높아
벤타코리아가 농민과 어울려 운영...홍보성공하며 본궤도
대형마트와 직거래, 유통센터 활용하며 농가들 유통비용 줄여

(제주=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10-27 14:45 송고

홍창욱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 실장이 꾸러미 사업에 동참한 농민들의 사진을 가르키며 설명하고 있다. © News1
홍창욱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 실장이 꾸러미 사업에 동참한 농민들의 사진을 가르키며 설명하고 있다. © News1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에 위치한 1800㎡ 남짓의 콘테이너 박스 매장 안에는 고사리, 찹쌀, 참기름, 한과 등 우리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깔끔하게 전시돼 있었다. 이렇게해서 하루에 얼마나 팔겠냐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연매출 4억원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현장 판매는 연매출의 1%도 되지 않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온라인에 상품을 주욱 진열해두고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다. 한달에 한번씩 5~6가지의 농산물을 택배박스에 담아 회원들에게 판매하는 '꾸러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휘자 금난새, 배우 배한성,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회원으로 이 꾸러미를 받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연회비 43만8000원을 일시불로 내야한다. 부담이 클 수 있지만 1년뒤 재가입률은 70%에 육박한다. 그만큼 고객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꾸러미 사업으로 연매출 4억..제주 '무릉외갓집'

2009년 첫 꾸러미 사업을 시작한 '무릉외갓집' 이야기다. 2013년, 2014년 우수마을기업, 도농교류사업자로 선정됐고, 꾸러미 사업을 운영하는 벤타코리아는 농촌사랑대상 국무총리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6년전 사업을 시작할 때 참여 농가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름도 생소한 '벤타코리아'가 운영을 맡는데다가 회원을 선불제로 모집하다보니 가입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첫해 회원은 45명에 불과했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단 홍보에 집중했다. 재능기부를 받아 홍보 동영상을 세련되게 만들고, 홈페이지도 깔끔하게 구성했다. 농산물 포장박스는 흙을 상징하는 황토색에 잡곡을 떠오르게 하는 흰색으로 글자를 새겨넣었다. 우표는 귤의 이미지를 담아 주황색으로 붙였다.

믿을 수 있는 제주산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연간 500명씩 회원이 불어났다. 이용해보고 만족한 고객들이 재가입하면서 6년만에 누적회원 3000명이 됐다. 지난해 3000만원의 수익이 났고, 처음으로 배당금을 농민들에게 지급했다.

홍창욱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 실장은 "2020년까지 연회원수를 2020명까지 늘리고, 무릉리 주민 70% 이상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마을 전체가 꾸러미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명절특판선물 제작과 현장판매, 체험프로그램 운영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전온주감귤 생산에 참여한 농민이 성전온주감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성전온주감귤 생산에 참여한 농민이 성전온주감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대형마트와 직거래로 상생...제주 한림읍 감귤농가

꾸러미 사업 이외에도 대형마트와의 직거래로 유통비용 절감에 나선 농가들도 있다.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에서 성전온주감귤을 생산하는 8농가는 이마트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생산전량을 납품하고 있다. 성전온주감귤은 수확시기를 20일 늦춰 당도를 높이고, 껍질이 얇고 매끈해 식감이 좋다.

성전온주감귤을 키우고 있는 고미자 씨는 "지난해 이마트에서 1.4kg 소포장박스를 1만원에 판매해 박스당 3000원의 수익을 거뒀다"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지난해 6만kg을 납품했는데 올해 12만kg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농가와 대형마트를 연결시켜주는 사업은 농식품부와 aT가 이마트와 손잡으면서 이뤄졌다. 지난 3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산지직거래모델 구축에 나섰다. 농산물 생산자를 파트너로 명명하고 생산지, 특성, 생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매장 내 팜플렛과 전용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특별코너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에 3491㎡ 면적으로 2011년 완공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된 복숭아가 적재돼 있다. (옥천군 제공)© News1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에 3491㎡ 면적으로 2011년 완공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된 복숭아가 적재돼 있다. (옥천군 제공)© News1

◇ 거점유통센터로 유통비용 절감도

농산물거점산지유통센터 건립으로 도매조직 중심으로 유통체계를 전환하는 방안도 확대추세다. 지난해 최우수 거점산지유통센터로 선정된 제주토평 과수거점유통센터는 연간 300억원의 감귤을 유통시키고 있다. 노지감귤부터 하우스,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5926톤의 물량을 364일동안 유통시켰다. 4개의 선별기와 2개의 비파괴당도기를 거치면 크기와 당도에 따라 자동으로 선별돼 박스에 담기는 전자동 방식이다.

제주토평 과수거점유통센터 관계자는 "현재 여기서 유통되는 감귤 브랜드만 10여개가 넘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올해 추진중"이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통합마케팅을 벌여 소비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농산물거점산지유통센터는 430여개에 이른다.

유통단계를 줄인 신유통경로 비중이 확대되면서 비용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신유통경로 비중은 2012년 8.4%에서 2013년 10.9%, 2014년에는 14.4%로 증가했다. 유통단계가 축소돼 절감한 유통비용은 2014년 6241억원에 이른다. 2015년에는 16%까지 끌어올려 7318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과 꾸러미와 같은 직거래소는 2012년 3개소에서 2015년 9월 기준 98개로 늘었고 매출액은 1224억원에 달한다. 산지에서 대형마트로 직접 공급하는 매장은 이마트에만 80개에 이르며,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직접 납품하는 생산농가도 2005년 14개에서 2014년 31개로 2배 증가했다. 제주토평 과수거점유통센터처럼 유통조직에 기반해 권역별로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유통계열화가 확대되면서 도매사업실적은 2015년 8월기준 79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7% 늘었다.

이준원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생산자는 제값받고 소비자는 덜 내는 유통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5월, 21개 과제를 신규발굴했다"며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직거래 등 대안유통경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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