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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프로포폴' 맞고 환자 사망…"폐기함에 버린 것 재활용"

성형외과 의사 입건…"남은 앰플 재사용에 문제의식 없어"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5-10-22 12:00 송고 | 2015-10-23 17:35 최종수정
© News1 디자이너 이은주
© News1 디자이너 이은주
 
쓰레기통에 일주일 이상 버려졌던 프로포폴(수면유도제)을 재사용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성형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남구 소재 A성형외과의원 의사 정모(37)씨와 간호사 장모(27)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및 마약류관리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 2월26일 안면지방이식수술을 받은 김모(29)씨에게 의료폐기함에서 다시 꺼낸 프로포폴(앰플)을 투여해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콩이 원료인 프로포폴은 부패가 쉬워 무균 상태의 새 제품을 사용하고 여분을 반드시 폐기해야 하지만, 정씨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를 다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주일 넘게 의료 폐기함에 버려졌던 프로포폴을 마취제로 맞은 김씨는 수술 후 고열과 저혈압을 동반한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이틀만에 패혈셩 쇼크로 인한 다기관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패혈성 쇼크는 혈액에 세균이 감염돼 혈압이 떨어지고 장기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쇼크에 빠지는 것으로, 몸속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된다. 
  
사흘전 같은 수술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피해자 곽모(20)씨도 버린 프로포폴을 맞고 패혈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됐다. 
      
피해자들은 구호장비가 갖춰진 응급차량 대신 간호사의 일반차량을 이용해 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의사 정씨는 다른 수술이 있다는 핑계로 동행하지도 않았다. 
 
환자들에게 수액 및 산소공급 등 기본적인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아 증세가 더 악화됐고, 대학병원 이송 후에는 상태와 발병 경위 등을 의료진에게 설명하지 못해 적시에 조치하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 병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및 의료차트를 분석해 프로포폴 재사용 정황을 확인하고, 수술에 참여한 간호조무사 최모(30)씨를 통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또한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 사용 내역을 누락하거나 부실기재하고, 진료기록도 허위기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포폴 도매가격은 한병에 몇천원 수준으로 수술원가를 낮추기 위해 재사용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남은 앰플을 재사용해도 된다는 안일한 인식이 의사들 사이에 퍼져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관할 보건소에 프로포폴 재사용 등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다른 의료기관의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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