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연극 안에 연극, 그 안에 또 다른 연극이…삼중극 '허튼웃음'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10-16 16:03 송고
연극 '허튼웃음' 출연진 © News1
연극 '허튼웃음' 출연진 © News1

"한 줄거리 안에 다른 줄거리가 있는 '극중극'의 연극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삼중극'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치 양파껍질처럼 세 겹으로 쌓인 연극이 무대에서 펼쳐질 겁니다."
윤정환(44) 극단 산 대표는 16일부터 대학로 선돌극장 무대에 올리는 자신의 연극 '허튼 웃음'에 대해 "연극의 본질에 대한 형식적 실험을 한 작품"이라며 "'극 A'에서 '극 B'으로 넘어가는 순간 발생하는 긴장을 관객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연극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극중극'이란 양파 껍질을 벗기듯 연극 안에 또 하나의 독립된 연극이 펼쳐지는 형태를 뜻한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은 부친살해의 범인을 찾으려고 주인공 '햄릿'이 작은 공연을 올린다. 윤정환은 '허튼 웃음'에서 극중극 안에 연극 하나를 더 집어 넣었다.

연극 '허튼웃음'은 3가지 줄거리로 쌓여 있다. 첫번째 외겹은 대학연극반 대학생들이 3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는 줄거리다. 용호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오랜만에 연극반 공연에 합류하면서 어색함이 흐른다.

두번째 외겹은 연극반 대학생들이 올리는 연극 내용이 줄거리다. 연극은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선덕여왕을 비방하는 괴문서를 둘러싼 사건이 펼쳐진다. 세번째 외겹은 선덕여왕이 참석한 궁중 연회에서 펼쳐지는 연극이다. 유흥을 즐기기 위해 펼쳐진 공연은 사실 괴문서 작성자를 잡기 위한 덫이었다.
이런 형식적 실험은 자칫하면 관객이 극의 흐름을 놓쳐 산만해질 수도 있다. 또 배우가 여러 역할을 맡기 때문에 감정선을 잡기가 쉽지 않고 무대장치, 의상 등이 자주 바뀌어서 공연 제작비를 상승시킨다. 그는 이런 난제를 해결코자 2006년에 쓴 초고를 오랫동안 다듬었다.

윤정환은 "배우들이 자신의 본명을 쓰다가 극중인물을 연기하는 순간에 집중해달라"며 "연극반 단원들은 연습이 진행될수록 허구인 극중 인물과 진실인 실제 자신을 헷갈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순간에 연극의 본질이 드러난다"며 "연극의 본질은 허구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재현해 관객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또 연극 '허튼 웃음'에서 비방서를 쓴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 수사극 형태를 가져온 것은 수사가 연극과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연극은 배우의 대사나 행동이 모여 감동을 주는 진실에 다가가고, 수사는 흩어진 단서를 짜 맞춰 범인이라는 진실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윤정환은 2004년 연극 '짬뽕'으로 자신의 이름을 연극계에 각인시켰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도시 외곽의 중국집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 연극은 10년 이상 장기 공연됐다. 그는 또 대한민국 대표 퍼포먼스 '난타'를 초연한 연출가이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등에도 참여했다.

윤정환은 "다소 복잡한 연극적 형식이지만, 자연스럽게 빠져들도록 다듬었다"며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진실게임을 즐기다보면 작은 울림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2만원. 문의 (02)6414-7926.

다음은 연극 '허튼웃음'의 포스터와 설정사진이다.
연극 '허튼웃음' 포스터 (사진제공 극단 산)
연극 '허튼웃음' 포스터 (사진제공 극단 산)


연극 '허튼웃음' 설정사진 (사진제공 극단 산)
연극 '허튼웃음' 설정사진 (사진제공 극단 산)


연극 '허튼웃음' 설정사진 (사진제공 극단 산)
연극 '허튼웃음' 설정사진 (사진제공 극단 산)



a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