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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슈틸리케호 1년, 안 먹고 잘 넣으니 많이 이겼다 ①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5-10-14 06:50 송고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 평가전 대한민국 대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3 대 0으로 승리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코치진과 기뻐하고 있다. 2015.10.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 평가전 대한민국 대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3 대 0으로 승리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코치진과 기뻐하고 있다. 2015.10.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참혹한 실패로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7년 만에 '외국인 감독' 체제를 선언했다. 심사숙고를 거쳐 선택한 인물은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였다. 그가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것은 지난해 9월의 일이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빅 클럽에서 활약했던 선수 이력의 화려함은 인정하겠으나 지도자로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미심쩍은 눈초리의 이유였다. 반신반의 속에서 슈틸리케호가 출항한 것은 2014년 10월10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이었다.

어느덧 1년이 흘렀고,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까지 슈틸리케호는 22번의 A매치를 소화했다. 결과는 16승3무3패. 39골을 넣었고 실점은 8골에 불과하다.

출항 당시 슈틸리케호를 향했던 물음표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를 거듭할수록 느낌표로 바뀌고 있다. 2002월드컵 4강을 견인한 히딩크 감독 이후 이 정도의 지지를 받은 외국인 지도자는 없었다는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대부분의 상대가 아시아 국가들이었다고는 하지만 폄훼하기 어려운 발자취다. 1월 호주 아시안컵과 8월 동아시안컵 등 '대회'도 포함돼 있던 기간의 성적표다. 호주,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중국 등 아시아의 강호들은 모조리 상대했다. 그리고 북중미 골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자메이카까지 완파했다. 이쯤이면 후한 평가가 아깝지 않다.
"스타일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결국은 승리가 중요하다. 어떤 날에는 '티키타카'가 필요하고, 어떤 날은 선이 굵은 축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상황에 맞게 유연한 전술을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은 승리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슈틸리케가 지향하는 축구는 '승리하는 축구'였다. 전술적인 색채가 모호하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성적 앞에서 그리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장이다. 스스로도 "내가 나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으나 올해 우리가 거둔 결과가 대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미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남은 A매치도 모두 승리해 최고의 한해를 만들 것"이라며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자신이 약속한 길을 정확하게 걷고 있다. 20번이 넘는 경기를 치르면서 승률 70%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코스를 타고 있다. 일단 실점이 크게 줄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무실점 경기가 많아졌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22번의 경기 중 무실점 경기가 무려 17번이다. 뒷문이 안정적이니 공격도 잘 풀리고 있다.

매 경기 꼬박꼬박 골을 넣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무득점으로 끝난 경기는 두 번에 그친다. 멀티골 경기도 늘었고 6월 UAE전과 9월 레바논전 그리고 13일 자메이카전에서는 3-0 스코어가 나왔다. 심지어 9월3일 라오스전에서는 8골을 몰아쳤다. 한국 축구사에 이런 적 드물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메이카전이 끝난 뒤 "올해 전적이 14승3무1패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나온 결과라 더 고무적"이라면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예전에도 이런 기록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뜻을 전했다.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골을 잘 넣으니 많이 이기고 있다. 이렇게만 하면 축구 참 쉽다.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했던 지난 1년, 한국 축구사에 이런 페이지는 없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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