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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페북 중독' 느는데…'19금 게시물' 무방비로 가득

일부 학부모 "청소년은 아예 페이스북 접속 금지시켜야"

(서울=뉴스1) 사건팀 | 2015-10-10 08:0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인천 서구에 사는 고등학생 이모(17)양은 최근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지웠다. 짧게는 몇 분 간격으로 뜨는 알람이 신경쓰이기도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서다. 그러나 이양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고 있으니 "친구들과 단절되는, 존재감이 없어지는 기분"이 들어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페이스북 앱을 깔았다.
# 서울 양천구의 중학생 김모(15)양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페북(페이스북) 중독자'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내용들은 사실 재미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면 습관적으로 페이스북에 들어간다. 김양은 "대부분 친구들이 페이스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하지 않으면 소통이 안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만 10~19세의 청소년들은 하루 동안 전 연령대 평균(4.3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오래(5.1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쥐고 사는' 이유로 이양처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꼽았다. 실제 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이용 청소년 2명 중 1명(54.1%)이 페이스북 등 SNS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김양 사례처럼 최근에는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페이스북이 유행처럼 번지는 등 '페북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 상 다른 게시물들과 달리 페이스북 등을 통해 유통되는 게시물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청소년들이 음란물 등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김양은 "'중독 증상' 때문에 페이스북을 줄여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끔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원치 않게 보게 되는 경우가 있어 최근에는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 김모(13)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른들이 가는 성행위 업소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음란물을 보는 것은 정말 쉽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권모(45)씨는 "최근 페이스북을 보다 성인 잡지에 나올법한 속옷 차림의 여성 사진이 올라온 게시글에 아들이 태그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아들에게 물어보니 친구가 장난으로 태그를 건 것이라고 말했지만 고작 열살짜리 애들도 성인물을 쉽게 접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음란물이 비교적 쉽게 유통될 수 있는 이유는 페이스북 등이 해외 사업자기 때문에 음란물 등 게시물이나 SNS 자체에 국내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로이터=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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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 음란 게시물 등에 대한 감독·조치를 맡고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내 사업자 기반 인터넷망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에 따라 게시물에 대한 삭제 또는 접속차단, 이용자에 대한 이용정지·해지 등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페이스북 등 해외 기반 서비스에 대해서는 음란물이라고 해도 삭제 등 조치는 못하고 한국 내에서는 유통되지 않게 차단하는 선의 조치를 취한 뒤 SNS 사업자 등에게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방송통신심의위 관계자는 "청소년보호법 등 적용이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주로 사업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을 하면 업체들이 자율적인 규제와 (심의위와)협력을 통해서 조치를 취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사업자가 스스로 조치를 취해주면 가장 좋겠지만 페이스북 등은 사실상 청소년이 음란물 등에 애초에 접근하지 못하게 게시물의 등급을 나누는 등 노력을 통한 청소년 접근 제한 조치 등을 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의 국내 업무를 담당하는 대행사는 "'외설적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나체 또는 선정적인 콘텐츠, 이유 없는 폭력이 담긴 콘텐츠를 게시할 수 없으며 발견된 콘텐츠는 삭제된다'고 페이스북 약관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으로 외설적인 콘텐츠 등 부적절한 콘텐츠, 악성 콘텐츠를 발견한 경우 사용자들이 이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해당 콘텐츠 옆에 나타나는 신고 링크를 이용해 손쉽게 진행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은 접수된 모든 신고 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음란 게시물 청소년 접근 차단 등 노력에 대해서는 "미성년자의 사진을 태그해 타임라인에 추가할 때 사용자가 태그 대상의 검토를 받은 뒤 게시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며 "가족을 위한  안전센터를 운영해 부모님, 청소년, 선생님이 안전하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이자 한국정보화진흥원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위원인 김정희 대표는 "페이스북 등 SNS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활성화 되면서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쉽게 접촉할 수 있게 되고 잘못된 정보도 많이 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 사이트라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보니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청소년들의 페이스북 접근을 아예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페이스북이 관리·감독에 더 신경써야 하고 당국에서도 이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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