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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문창살 보고 만든 것 아냐"…'훈민정음' 해례본 복간

간송재단이 소장한 해례본을 교보문고가 원본 그대로 복간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5-10-06 15:28 송고
교보문고가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 교보문고
교보문고가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 교보문고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해온 국보 70호이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이 교보문고에 의해 사상 최초로 복간(復刊)됐다.
교보문고는 6일 "올해는 광복 70주년이고, 내년인 2016년은 우리 한글의 제자원리가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반포된 지 570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해 일반인들도 이를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례본을 복간했다"고 발표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사실을 알린 뒤 정인지 등의 학자들과 함께 창제 목적과 글자의 원리, 사용법 등을 설명한 한문해설서로 1446년 발간됐다. 하지만 5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해례본은 행방이 묘연해 훈민정음이 몽골문자를 본뜬 것이라거나 세종대왕이 창살을 보고 우연히 발명한 것이어서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일본 어용학자들의 주장에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간송미술관의 설립자인 고 전형필 선생(1906~1962)이 1940년 수소문 끝에 해례본을 찾아내고 당시 기와집 수십 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이를 사들였다. 간송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피난길에도 품에 지니고 다니며 어렵게 지켜냈다. 해례본 안에는 명확한 창제 원리와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덕분에 훈민정음에 대한 그간의 오해를 풀 수 있었고 그 가치까지 인정받아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보존 및 보안 등의 문제로 일반인이 이를 볼 기회가 없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았다. 이에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교보문고는 문화유산을 국민과 나누겠다는 취지에 복간에 나섰다. 복간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진행됐고 제작과 유통을 맡은 교보문고는 정밀한 고증과 작업을 거쳐 현재 상태 그대로 재현해냈다.
최대한 현존하는 원본의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는 현상복제 방식을 채택하였고, 한지를 사용하여 고서의 촉감을 살리는 것은 물론, 세부 구성요소를 그대로 복원하면서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원본(간송본)과 동일한 사침안정법과 자루매기라는 전통 제본으로 고서의 아름다움까지 더했다. 아울러 복간된 해례본에는 훈민정음학 학자 김슬옹 워싱턴 글로벌 유니버시티 교수가 직접 집필한 한글 해설서와 영어번역본까지 함께 묶여 가치를 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례본을 국내 공공기관 및 주요 시설 등에 비치해 시민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초판의 정가는 25만원이다.

교보문고내  전시된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 교보문고
교보문고내  전시된 훈민정음 해례본 복간본© 교보문고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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