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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發 매매전환 '시들'…"차라리 월세 살자"

9월 경기·인천 청약 47%가 미달…1순위 마감 한 곳뿐
서울 월세비중 '역대 최고'…"경기침체 불안감, 월세선택 증가할 것"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5-10-05 06:3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요즘은 대부분 월세 거래에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요. 웬만큼 여력이 되는 사람들도 매입보다는 월세를 선호해요."(노원구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매매전환에 나서는 전세 세입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금리 인상과 가계부채대책 등의 영향으로 내년 대출여건이 당초보다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파트 청약이나 기존 주택 매입 대신 월세 계약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한 원인이다. 입주가 집중되는 2~3년 뒤에는 더 유리한 조건에 내집마련을 할 수있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라며 "공급이 집중됐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입주시기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인천 아파트(임대 제외) 16곳 9945가구 가운데 1순위에서 마감된 사업장은 남양주 다산신도시 '유승한내들 센트럴' 1곳에 불과했다. 전체의 47.1%(8곳)에서 미달이 발생했으며 2순위 마감에 그친 곳도 7곳에 달했다. 

10개 사업장 가운데 60%(6곳)에서 1순위 청약을 마감한 8월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파주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는 전체 1146가구 모집에 1414명의 접수자가 몰리며 84㎡B와 91㎡ 등 2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김포신도시에 IS동서가 공급한 '레이크 에일린의 뜰'과 '리버 에일린의 뜰'은 84㎡B가 각각 미달됐다.

수도권 신규분양의 청약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것은 이들의 주요 타깃인 서울 전세 세입자들의 매매전환 욕구가 시들해지고 있어서다.

실제 매매전환 수요 등으로 매달 '역대 최다' 행진을 이어가던 서울시 기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월들어 예전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9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131건으로 9월 역대 최고 거래량인 1만3473가구에 크게 못미쳤다. 앞서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들어 8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대 거래량을 경신해 왔다.

반면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의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9월 서울 아파트의 월세 거래량(보증부월세 포함)은 4159건으로 전체 전월세거래량 1만724건의 36.3%를 차지했다. 월세비중이 36%대에 진입한 것은 서울시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도 다세대·연립주택의 월세거래는 전체 임대차거래의 38.9%(2865건)로 지난해 같은달 33%와 비교해 5.9% 포인트 상승했다. 단독·다가구 주택의 월세거래는 6518건으로 53.3%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가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매매전환을 희망했던 전세 세입자들이 주택 매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대책과 미국금리 인상 등이 가시화되면 주택구매심리 위축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면 대출 기간 및 대출 규모에 따라 분할상환 대출이 적용되고 대출 심사의 기준도 담보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전환된다. 신규분양의 경우 중도금까지는 건설사가 보증하는 집단대출로 진행되지만 잔금은 주택담보 형태로 개인이 대출을 받아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10~11월의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집값이 이미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월세 선택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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