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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호남선 KTX 개통 6개월…광주역 상권은 '초토화'

(광주=뉴스1) 신채린 기자 | 2015-10-04 16:58 송고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발길이 뚝 끊긴 광주 북구 광주역 인근 식당 3곳 중 2곳이 문을 닫고 임대를 내놓고 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발길이 뚝 끊긴 광주 북구 광주역 인근 식당 3곳 중 2곳이 문을 닫고 임대를 내놓고 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역을 찾는 승객이 있어야 손님들도 있죠. 내년 4월에 계약이 끝나면 가게를 팔고 그만둘 생각입니다."
광주 송정역을 정차역으로 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한지 6개월째인 4일.

호남선 KTX 개통 전까지 광주의 관문역할을 하던 광주역과 열차 출발·도착시간이면 인파로 붐비던 역 인근은 지나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한산했다.

광주역에 들어오던 KTX가 운행을 멈춘지 6개월이 지나면서 승객들의 발길은 점차 줄어 들어 광주역 이용객 수는 예전에 비해 평균 30% 정도로 줄었다.

광주역 인근에서 9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5)씨는 "광주역에 KTX 운행이 중단되자 광주역 앞에 있던 식당 절반 이상이 문을 닫고 가게를 내놓았다"며 "우리 식당도 매출이 30%로 줄어 직원 6명을 모두 내보내고 가족끼리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광주역에 열차 운행 수가 줄어들어 이용객이 없다보니 상권은 모두 죽어버렸다"며 "KTX를 옮겼을 때 광주시에서 그만한 대책을 세워놓고 옮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광주역 인근의 식당 뿐만 아니라 상점들도 손님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상점을 운영하는 정모(77)씨는 "하루종일 가게 문을 열고 있어도 5~6만원 벌기도 어렵다"며 "내년 4월까지 계약이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계약이 끝나면 팔고 그만 둘 생각이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주역에 KTX가 들어오지 않아 KTX를 타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송정역까지 가야한다"며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은데 광주시는 누구를 위한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대합실에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대합실에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코레일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광주역 총 이용객 수는 22만4369명으로 하루에 1225명이 광주역을 이용한 셈이다.

월별 일 평균 현황을 보면 4월 1341명, 5월 1493명, 6월 829명, 7월 1052명, 8월 1301명, 9월1335명이다.

이는 광주역에 호남선 KTX가 다녔을 당시 1일 평균 5000여명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치다.

광주역은 지난 4월부터 새마을호 8회, 무궁화호 12회 등 총 20차례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까지는 KTX 18회, 새마을호 6회, 무궁화호 13회 등 37차례의 열차가 운행됐다. 

이에 따라 근무하는 직원들도 44명에서 30명 가량으로 줄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호남선 KTX가 운행하지 않은 이후로 광주역을 찾는 이용객의 숫자가 확 줄어들었다"며 "광주역을 찾는 승객들이 줄면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타는 승객들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광주 송정역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앞에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광주 송정역 호남고속철도 개통 6개월째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역 앞에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15.1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shin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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