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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 부자를 잡아라"…은행권, VIP 고객 쟁탈전

은행 "PB 서비스, 채널은 늘리고 문턱은 낮추고"

(서울=뉴스1) 이현아 | 2015-10-05 06:27 송고
(자료제공=씨티은행, 출처=2015 한국부자 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Citibank korea internal research) © News1
(자료제공=씨티은행, 출처=2015 한국부자 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Citibank korea internal research) © News1


시중 은행들이 88만 가구가 넘는 부자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저금리로 은행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수익을 낼 만한 새로운 시장으로 큰손 고객들의 자산관리가 떠오른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알짜'인 부자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을 노리겠다는 것인데, 채널(영업점 및 제공 서비스)은 늘리고 문턱(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산기준)은 낮추는 것이 대세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에게만 제공하던 PB서비스를 2억원 이상의 부유층 고객까지 범위를 넓히고, 고객의 자산규모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다양한 고객들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서 2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모두 70만가구. 기존 고객인 10억원 이상 부자 18만2000가구에 이들을 더하면 PB시장 고객은 모두 88만2000가구로 늘어난다. 

이같은 부자고객 관리는 그동안 외국계 은행들이 힘을 들여왔던 분야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순이자마진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이자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시중 은행들도 새로운 시장 확대가 절실해졌다. 

개인금융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PB서비스 제공 대상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안팎의 금융자산을 지닌 고객까지 확대했다. 중노년층 고객을 중심으로 제공하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브랜드인 '스타테이블(STAR TABLE)'도 20~30대 고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윤종규 KB금융회장이 취임하면서 "고객의 부(富)를 늘려줄 수 있는 자산관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뒤의 결과물이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 57개의 은퇴·노후설계 특화점을 VIP라운지가 있는 전국 850여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사실상 전국 어디서든 노후설계 상담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9월1일 외환은행과 통합한 KEB하나은행은 '전 직원 PB화'를 선언하고 공격적인 PB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통합 이전 'PB명가'인 하나은행의 강점을 발전시키겠다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첫 작품이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과 VM직원이 고객의 은퇴·노후설계를 상담하는 모습 © News1
윤종규 KB국민은행장과 VM직원이 고객의 은퇴·노후설계를 상담하는 모습 © News1

KEB하나은행은 최근 1708명의 PB 전문가를 선발해 854개 지점에 각 2명씩 배치했다. 이 은행의 모든 지점에서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함께 KEB하나은행 역시 국민은행처럼 PB서비스 대상자를 기존 23개 지점의 골드클럽(금융자산 5억원 이상)과 246개 지점에서 시행하고 있는 1억원 이상의 VIP클럽을 포함해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 고객과 장기거래 고객으로 확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연금 계획 등 고액자산가들만 받을 수 있었던 세무, 부동산, 법률 등 자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자산관리 서비스 자격 요건을 금융자산 3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만 되면 16개 복합점포에서 은행과 증권의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WM센터를 오픈, 고객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자신의 자산현황과 투자성향, 시황 등을 분석한 맞춤 제안서를 받아보고 추천받은 상품에도 바로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외국계 은행들도 고객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11월 금융자산이 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PB서비스인 '씨티프라이어리티'를 시작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유층 및 신흥부유층 고객들 중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으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은행 역시 저금리 시대를 돌파할 복안으로 PB사업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h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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