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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배우 권상우(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5-09-26 08:00 송고 | 2015-09-26 10:46 최종수정
배우 권상우는 4년 만의 국내 스크린 복귀작 '탐정 :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 / 이하 탐정)을 두고 자신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했다. 자신을 스타 반열에 올려놨던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당시의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성공한 것"이라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도전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만큼 '탐정'은 권상우에겐 배우로서의 고민이 치열하게 녹아있는 작품이자, 자신의 활용 가치를 시험대에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스타'라는 전성기를 누려본 배우라면 솔직한 소통 방식에 지레 겁을 먹곤 한다. 자신의 허심탄회한 고백을 통해 '위기'라는 것이 인정되는 순간, 대중에게 그것은 진짜 '위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류 스타' 권상우의 "정말 절박했다"는 이야기가 '허울'이 아닌 '진심'으로 전해진다. "내 고백이 곧 위기 의식에 대한 채찍질"이라는, 가감 없는 한 마디가 권상우가 얼마나 배우로서의 활용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는지 새삼 실감케 했다. 

권상우의 심기일전(心機一轉)은 연기의 변화에서 더욱 드러난다. 콤비로 호흡을 맞춘 성동일 역시 "들기름 같은 연기"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힘을 뺀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가 관객들에게 유쾌하게 다가온다.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접근법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얹어가는 배우가 아닌, 책임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로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은 '탐정'에 대한 애정 표현을 대신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배우 권상우'를 다시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으로 4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으로 4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영화 '통증'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오랜만의 복귀작이 '탐정'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까. 
A. 추리를 잘 하는 강대만이라는 캐릭터도 있지만 아이 아빠로서의 모습이 다른 배우와 차별화해서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아이 아빠이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현장에서 낯선 느낌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내가 어떤 아빠인지 궁금해 하시는 관객 분들께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더라. 또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건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거다.
Q. '일단 뛰어',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코미디 영화 이후로 주로 진중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다 다시 '탐정'으로 힘을 뺀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 건 필모그래피에 변화를 주려고 한 계획인가. 
A. 그것도 나름의 계획이라면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코믹 연기를 하면 다음에는 멜로를 하고 싶고 꾸준히 다른 장르에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었다. 한 가지 연기로 굳혀지는 것 보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털어놨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털어놨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최근 공식석상에서 '탐정'이 터닝 포인트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탐정'을 터닝 포인트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개인적으로 정말 절박했다. 사실 대작 영화는 아니지만 내 상황에서는 정말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관객들에게 '나 권상우,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실 모든 배우들이 다 똑같이 위기를 느끼곤 한다. 그걸 말로 안 할 뿐이다. 내 성격상 나는 이런 걸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이걸 채찍질이라고도 생각한다. 위기 의식에 대한 채찍질이라는 말이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지금 30, 40대를 지나면서 과도기도 함께 지나고 있다.

Q. 과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탐정'을 통해 배우로서 지향해야 하는 방향에 대한 답을 찾은 셈인가. 
A.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 중 하나가 정우성 선배다. 그런데 정우성 선배처럼 멋진 역할만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관객들이 나의 어떤 모습을 가장 좋아할까 생각해본 결과 그게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때인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동갑내기 과외하기'기 제일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한데 그래서 '탐정'을 통해 '내가 가장 잘 하는 캐릭터로 돌파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던 지난 날을 돌이켰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던 지난 날을 돌이켰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코믹 연기를 배우 권상우의 특수성으로 간주하면 될까. 실제로 권상우는 코믹 연기를 잘 하는 몇 안 되는 한류 스타 중 하나다. 
A. 황정민이나 송강호 선배들처럼 '연기의 신' 영역에서 평가되기엔 힘들 것 같다. 다만 대중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배우가 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코믹 연기를 특수하게 잘 하는 배우들이 또 따로 있다. 성동일 선배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성동일 선배와 '탐정'에서 호흡하면서 선배와의 교집합을 느꼈다.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성동일 선배를 통해 보게 됐다. 

Q. 실제로도 '탐정'에서의 성동일과의 호흡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함께 연기하는 측면에서도, 후배로서 바라보는 측면에서도 즐거운 경험이 됐을 것 같다.
A. 정말 성동일 선배와 매 신마다 유쾌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진중하게 코믹 연기를 하시는 것도, 그런 모습조차 너무 재미있더라. 찰나의 순간에 자신만의 연기를 만들어내시는데 정말 놀라웠다. 그래서 브로맨스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그게 영화에 플러스가 된 요소인 것 같기도 하다.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코믹 연기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코믹 연기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그렇다면 권상우가 자신만의 코믹 연기를 하기 위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A. 어떤 역할을 하든 캐릭터에는 내 모습이 들어가게 된다. 보다 고민하는 건 어떻게 자연스럽게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였다. 그게 나만의 접근법이 아닐까 싶다.

Q. 코믹 연기 이외에도 권상우는 액션을 아주 잘 하는 배우로 정평 나 있다. 
A. 사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시간동안 운동을 한다. 남들처럼 2~3시간 운동은 힘들다. 지쳐서 할 수도 없다. (웃음) 준비된 몸과 액션으로 좋은 작품이 오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액션은 아마 다른 배우에게는 없는, 나만의 장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고백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배우 권상우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탐정 : 더 비기닝'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고백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Q. 권상우가 지난 4년 동안 배우로서의 방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A. 실제로 평소에 스스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편이다. 다들 생각 없는 배우인 줄 알지만 생각 없는 배우가 아니다. (웃음) 영화를 제작하려고 만든 법인도 있고 내게 맞는 시나리오도 갖고 있다. 중간에 어긋난 적도 많지만 나름 내 꿈을 위해 열심히 살려고 한다.

Q. 그런 권상우가 '탐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A. 나는 '탐정'이 4년 만의 영화고, 성동일 선배도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도전하신 영화다. 또 감독님도 영화 '쩨쩨한 로맨스' 이후 5년 만이시라고 한다. 우리 모두 인간 대 인간으로 너무나 잘 어울렸다. 비록 넘버원 모임은 아니지만, 영화 '암살'처럼 호화 캐스팅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우리만의 이야기를 잘 풀어보자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흥행에도 역시 목 마르다. 얹어가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어느 정도 책임을 질 줄 아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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