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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의 황당 복수극…"K씨 유인위해 피해여성 납치"

"접촉사고 상대 불러낼 미끼 …복수 못 한 울분에 시신훼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5-09-20 15:57 송고 | 2015-09-21 06:54 최종수정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일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일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일명 '트렁크 시신'사건의 용의자 김일곤(48)씨가 납치 이전 접촉 사고에 연루돼 상대방에게 복수하기 위해 납치극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5월 초 20대 중반 K씨와 서울 영등포구에서 접촉사고가 나 시비가 생겨 그에게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노래방에서 일하는 K씨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해한 주모(35·여)씨를 '노래방 도우미'로 위장시켜 K씨를 불러내 살해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김씨의 호주머니 속에서 평소 불만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28명의 이름이 적힌 쪽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로 김씨와 사고 이후 벌금이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서로 심한 모욕과 욕설을 하는 등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K씨를 총 7차례를 찾아갔다.

김씨는 그 중 지난달 초 K씨에 칼을 보인 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당시 K씨는 차 안에서 김씨에게 "자신 있으면 타보라"고 한 뒤 차에서 내렸고 김씨는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씨를 납치한 뒤 살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주씨가 모욕적인 언행을 했고 계속 차 안에서 '사람 살려'라고 외치고 창문을 두드리는 등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주씨의 시신이 발견 당시 불에 그을린 상태였고 목 부위에 흉기에 찔린 상처 등이 발견됐다는 점에 대해서 경찰은 "김씨가 현재까지 목을 졸라 죽였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씨가 주씨의 시신을 훼손한 경위에 대해 "주씨가 김씨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고 K씨에 대한 복수를 하지 못해 자기 울분에 화가 나서 시신을 훼손했다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K씨와의 일만 없었다면 주씨를 살해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살인한 것에 대해) 자신도 밉고 주씨에게도 미안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검거 직전에 종합동물병원에 찾아가 강아지를 안락사할 때 사용하는 약을 찾은 것에 대해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약을 사러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의 호주머니 속에 발견된 메모지 속 인원에 대한 추가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28명 중 20여명과 통화를 했다"면서 "아직까진 특이사항이 없지만 추가적인 피해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인된 사람들 대부분 '왜 김씨가 나를 거기에 적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진술과 주씨의 부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또한 K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씨의 행적 역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추가 피해 여부를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36분쯤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모(35·여)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공개 수배한 지 나흘만인 17일 오전 10시55분쯤 성수동의 한 종합동물병원 간호사로부터 "흉기를 들고 한 남성이 침입했다"는 신고를 받고, 병원으로 향하던 중 길가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전날 김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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