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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소리 듣는다?" 삼성 박차고 창업한 세남자

'팁톡' 개발한 '이놈들연구소' 창업 3인방..."창업한지 1주일 됐어요"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2015-09-17 15:24 송고 | 2015-09-18 09:17 최종수정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 창업자들.  왼쪽부터 최현철 대표, 전병용 CIO, 윤태현 CTO..© News1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 창업자들.  왼쪽부터 최현철 대표, 전병용 CIO, 윤태현 CTO..© News1 
 
 
"부모님은 제가 삼성전자 퇴사했다는 걸 모르십니다."

청년실업률이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가운데 한해 성과급으로 수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황금직장' 삼성전자를 뿌리치고 나온 용감한 남자들이 있다. '이놈들연구소'의 창업자 3인방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불과 1주일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이놈들연구소'의 최현철 대표(CEO·33)와 윤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34), 전병용 최고정보책임자(CIO·32)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부모님들이 삼성전자를 관둔 것을 알게 될텐데, 어쩌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10일 설립된 '이놈들연구소'는 신체를 통해 소리가 전달되는 기술을 이용해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선명한 소리로 통화할 수 있는 '팁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혁신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회사이름도 '이노베이션 메들리'를 줄여 '이놈들연구소'라고 지었다고 한다.
 
창업의 시작은 최 대표의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최 대표는 "스마트워치를 자랑하던 한 선배가 스마트워치로 통화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통화내용을 다 듣게 돼 민망하다고 말했다"며 "스마트워치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이같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스마트워치의 이같은 불편을 해소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손가락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미쳤다. 최 대표는 곧바로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사업에 지원했고, 회사의 든든한 후원으로 아이디어의 기술화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팁톡'이 탄생하게 됐다.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팁톡' 시연 모습. © News1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팁톡' 시연 모습. © News1 
 
 
'팁톡'은 손가락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다. 팁톡이 내장된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손가락으로 귀를 막으면 통화 상대방의 소리가 들린다. 통화내용은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아 스마트워치로 통화할 때 제격이다. 야구장이나 콘서트장 등 시끄러운 장소에서 통화할 때도 유용하다.
  
이놈들연구소는 연내 일반 시계에 장착할 수 있는 '팁톡'을 내놓을 계획이다. 만보기같은 헬스케어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밴드나 반지 형태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윤태현 CTO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기술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통해서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필요한 특허나 연구논문을 찾는 것에 대한 연습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놈들연구소 창업3인방은 관우, 장비, 유비같은 관계"라고 규정했다. 세 남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호흡이 척척 맞다고 자랑한다. 최 대표는 "IT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한가지 아이템만 고집해서는 안된다"면서 "변화에 맞춰 새 제품을 내놓기 위해 창업자들간의 신뢰와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사내에서 발굴해 독립시킨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본인이 원할 경우 삼성전자 재입사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지만 '이놈들연구소' 창업3인방은 "재입사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이들은 "안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성공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song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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