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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옛 에콘힐부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개발지연 장기화

'일반상업 3블록 매입' STS개발, 돌연 변심 환불 요구…"백화점 입점 몰랐다"
"광교 상업시설 과잉·분할매각 수익성 감소…개발 오래걸릴 듯"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5-09-16 06:3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 건립이 추진됐던 옛 에콘힐 부지의 개발 지연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상업3블록을 매입한 STS개발 측이 광교 컨벤션센터 내 백화점 입점 등을 이유로 계약금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TS개발은 지난해 수원 원천동 605·605-1번지 일대 4만1130㎡ 부지 입찰에 단독 참여해 2241억원(계약금 224억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올해 7월 권익위에 "계약금을 환불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신청했고 지난달 말 권익위 주재로 경기도·수원시·경기도시공사 등과 중재회의를 진행했다.

STS개발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민원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최근 민원을 철회했으며 경기도시공사 등에 대한 법적 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상업 3블록은 2008년부터 광교신도시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에콘힐'사업이 진행됐던 땅이다. 대우건설·산업은행 등은 2009년 특수목적회사(SPC) 에콘힐을 설립하고 최고 68층 규모 주상복합건물과 문화·유통·업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2013년 사업이 무산됐고 경기도시공사는 해당 부지를 C3블록·C4블록·일상3 블록 등으로 분할 매각했다. 현재 C3블록과 C4블록에는 각각 광교 아이파크, 광교더샵이 조성돼고 있다.

STS개발이 사업 철회를 시사한 것은 수원시가 원천호수 북측과 인접한 컨벤션부지에 백화점 입점 등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들은 컨벤션부지의 용적률이 370%에서 지난해 10월 600%로 상향된 것을 문제 삼았다. 앞서 STS개발은 해당 부지에 백화점 등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하고 'MALLof Gwanggyo'라는 상표권 등록까지 마친 상태였다.

중재회의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으로 컨벤션센터 내 백화점 입주가 가능해지면서 기존 부지의 사업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일종의 '사기분양'이라는 주장"이라며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경기도 등의 입장이 완고하자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컨벤션센터 백화점 입점은 명목상의 이유일 뿐 광교 내 상업시설 과잉이 진짜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분할매각으로 부지의 메리트가 사라진 데다 광교 내 중심상권은 경기도청(예정)을 중심으로 이미 형성되 있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컨벤션 부지는 용도상 상업용지에 해당돼 판매시설 입점이 원래부터 허용돼 있었다"라며 "이제와서 뒤늦게 백화점 입점 가능성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옛 에콘힐 부지가 분할 매각되면서 상업시설 부지로서의 장점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광교신도시 가장 남쪽에 입지한 부지의 특성상 랜드마크 규모의 개발이 아니고선 경기도청(예정) 일대 중심상업시설의 수요를 끌어올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광교신도시의 상권은 신도시 중앙에 위치한 경기도청 북서측과 남동측에 위치한 아브뉴프랑과 롯데아울렛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광교 어뮤즈스퀘어' 등 일대 주상복합의 상가시설도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백화점이 풍부한 수원 시가지와도 가까워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광교신도시는 수용 인구도 적은 데다 다른 도심지를 통해 충분히 백화점 이용이 가능하다"라며 "아웃렛 등 상업시설도 풍부해 백화점 한 곳이 들어서도 수익성 보장이 어려울 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상업3블록 개발은 앞으로도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송 등을 통해 STS개발이 최종적으로 사업을 철회할 경우에도 사업자를 찾기 위해선 용도변경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교 내 상업시설 과잉이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상업시설을 분양받으려는 사업자가 몇이나 되겠냐"라며 "광교에서 가장 늦게 개발되는 땅으로 남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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