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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Talk]1시간 만에 악플이 선플로..무서운 '방송의 힘'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5-09-05 14:38 송고 | 2015-09-10 17:02 최종수정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래퍼 도끼를 향한 날선 비난이 따뜻한 인정의 시선으로 변모하며 '착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도끼가 사연팔이로 눈물샘을 자극한 건 결코 아니다. 덤덤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신념에 대해 털어놨을 뿐이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도끼의 휘황찬란한 집이 공개됐다. 연예인들 역시 "호텔 아니냐", "미국 같다"며 감탄하게 만든 화려한 집이었다. 거실에는 당구대가 있고, 옷 방에는 각종 명품과 금목걸이를 비롯해 다양한 소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도끼가 부자인 걸 몰랐던 건 아니다. 그는 랩 가사를 통해서도 재력이나 소비 습관에 대해 언급하곤 했다. 도끼는 스스로 "제가 랩에도 돈자랑을 하곤 한다"며 이를 인정했다. 사실 도끼의 노래나 SNS를 통한 재력 과시를 아니꼽게 보는 시선도 많았다. 악플이 쏟아지는데도 굴하지 않고 능력을 뽐내는 그의 정신력이 대단하다 싶을 정도였다.

도끼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다.ⓒ News1스타 / MBC
도끼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다.ⓒ News1스타 / MBC

하지만 '나 혼자 산다'에서는 어떻게 도끼가 그렇게 강한 멘탈을 가지게 됐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을 겪었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며 좋은 집과 좋은 차를 갈망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은 원하던 모든 것을 얻었다.

그보다 놀라운건 그의 생활습관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뒤풀이에 참여하지 않고 집으로 향하는 도끼의 모습은 의외였다. 도끼는 "술, 담배, 욕, 커피를 안 한다"고 말했다. 사치스러운 생활 습관에 매일 밤 유흥을 즐길 것 같던 그의 이미지가 산산조각나는 순간이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절을 찾아 기도하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모습 역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도끼의 성품에 대해 칭찬하고, '도끼 같은 사람들이 돈을 써야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난다'는 댓글을 달았다. 도끼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왜 성공했는지 알겠더라. 평범한 사람들은 못하는 걸 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걸 안하더라. 술 담배 욕 커피. 이럴때 스웩? 리스펙트?"였다. 

또한 "와, 진짜 의외였음. 허세가 아니라 구체적인 꿈을 실현하는 거였고 그냥 이뤄낸 성공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이 있었네", "돈자랑 한다고 아니꼽게 보는 게 아니라 성공한 사람한테 배울 점 본받읍시다" 등의 댓글도 많은 누리꾼들의 추천을 받았다. 

도끼를 향한 시선이 단숨에 뒤집어지는 걸 보며 방송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다. 반대로 이미지가 무척 좋던 사람이 1시간 방송이 끝난 뒤 댓글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는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 같은 사람, 같은 사안을 두고도 어떤 시선으로 마주하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는 도끼를 이용해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한 인간의 생각과 일상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자연스런 공감을 이끌어냈다. '악마의 편집' 같은 게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방송이 연예인과 시청자 사이에 진심을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때, 더욱 건강한 댓글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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