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축구] 홍콩에서 기적을 꿈꾸는 '한국인' 김판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15-09-04 08:12 송고
김판곤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News1
김판곤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News1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1위에 불과한 홍콩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지역 2차 예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세가 심상치 않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홍콩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지도자 김판곤(47) 감독에게 시선이 쏠린다.

홍콩은 3일 중국 선전의 바오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홍콩은 2승 1무(승점 7점)로 카타르(승점 6점), 중국(승점 4점)을 제치고 조 1위를 유지했다.

사실 지난 6월 아시아 2차 예선이 시작하기 전까지 홍콩의 이런 선전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홍콩이 2차 예선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들의 FIFA 랭킹은 169위였다. C조 1번 포트를 받은 중국(82위), 카타르(99위)에 비하며 턱없이 낮았다. 조 선두 다툼도 중국과 카타르의 싸움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홍콩은 6월 자신들의 안방에서 열린 2연전에서 부탄에 7-0, 몰디브에 2-0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지난해 11월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예선에서 1-2로 패한 뒤 6경기 연속 무실점 무패(4승 2무) 기록을 이어갔다.

좋은 흐름인 홍콩 앞에 중국이 나타났다. 객관전 전력에서 홍콩의 열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홍콩은 중국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끈끈한 경기를 펼치며 득점 없이 비겼다. 7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C조에 속한 팀들에게 견제할 수밖에 없는 상대로 떠올랐다. 홍콩을 맡고 있는 김판곤 감독의 지도력에 시선이 모아졌다. 

1992년 울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판곤 감독은 1997년 전북 생활을 끝으로 K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2000년부터 홍콩과 첫 인연을 맺었다.

잠시 2005년 부산으로 돌아와 2008년까지 수석 코치와 감독 대행을 맡았다. 당시 김판곤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을 보이며 '판곤 매직'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러나 2008년 홍콩으로 돌아가 사우스차이나를 맡았다. 사우스차이나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 감독은 홍콩 A대표팀을 맡아 성공 신화를 썼다. 2009년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동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에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도 했다.

2010년 홍콩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은 김판곤 감독은 2011년 K리그의 경남 수석코치를 맡았다. 하지만 한국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았다. 2012년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 A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을 함께 맡는 총감독이 됐다.

그렇게 착실하게 팀을 만든 김판곤 감독의 홍콩은 점차 좋아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인천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에서 나타났다. 홍콩은 16강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록 개최국 한국에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당시 홍콩이 보여줬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동아시안컵 예선에서는 1승 1무 1패(승점 4점)로 북한(승점 7점)에 밀려 2위가 돼 아쉽게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아쉬움을 털고 홍콩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월드컵 예선에서 단단한 수비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각 조 1위 8개국 및 각 조 2위 상위 4개국이 최종 예선에 오르는 자격이 주어지는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살아남을 수도 있다.

김판곤 감독과 홍콩은 8일 카타르를 홈으로 불러들여 최종 예선행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를 치른다.


dyk0609@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