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워터파크 몰카사건의 공범 강모씨가 경기도 용인시 동부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5.8.27/뉴스1 / (용인=뉴스1) 고성준 인턴기자 © News1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을 지시했던 30대 남성은 촬영 여성을 상대로 가명을 사용하고 서로 통화한 연락처를 곧바로 삭제토록 하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했다.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몰카 동영상 촬영을 사주한 강모(33)씨와 강씨의 사주를 받고 동영상을 촬영한 최모(26·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국내 워터파크 3곳과 야외수영장 1곳 등 4곳의 여성 샤워장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찍도록 사주하고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강씨는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을 주도했고 최씨는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이 밝힌 이들의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수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강씨는 지난해 7월 채팅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최씨에게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을 제안했다. 강씨는 1회 촬영시마다 1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강씨는 당시 자신의 본명을 최씨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자신을 '미스터 K'라고 소개했다. 범행이 발각됐을 경우를 우려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최씨는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그의 실명을 모른 채 'K오빠'로 지칭했다.

유흥업소를 다니다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최씨는 강씨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했다.

2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워터파크 몰래카메라 촬영 용의자 최모(26·여)씨가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동영상이 유포된 해외 사이트 수사를 통해 경기도 소재 워터파크 2곳과 강원도 소재 워터파크 1곳, 서울의 한 야외수영장 등 모두 4곳에서 동영상이 촬영된 것을 파악했다. 용인동부서로 압송된 최씨는 처음 혐의를 부인하다 지속된 경찰의 추궁에 © News1

강씨와 최씨는 범행을 모의했고 한 워터파크로 함께 갔다. 강씨는 인천에서 40만원을 주고 구입한 몰카를 최씨에게 건넸다. 몰카는 휴대전화 케이스 상단 측면에 카메라가 부착된 것으로 대만제였다.

최씨는 여자 샤워장에 들어가 비누거치대 등에 몰래카메라를 올려놓는 방식으로 샤워중인 여성들을 촬영했다.

촬영을 마친 최씨는 워터파크 내에서 기다리고 있는 강씨에게 몰카와 함께 촬영된 영상을 건넸고 강씨는 그 대가로 최씨에게 돈을 지급했다.

강씨는 그러면서 최씨에게 서로 통화했던 내역을 모두 지울 것을 지시했다. 최씨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강씨와 최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수도권 워터파크 2곳과, 강원도 워터파크 1곳, 서울의 한 야외수영장 등지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범행했다. 동영상 분량만 185분에 달했다.

이 범행으로 최씨가 받은 돈은 회당 30만~60만원씩 총 200만원이었다.

이들은 이후 최근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사건이 언론에 의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용해 국외도주를 공모하기도 했다.

최씨는 범행사실을 대부분 자백했고 27일 오후 경찰에 구속됐으며 같은 시각 강씨는 전남 장성에서 체포돼 용인동부경찰서로 압송중이었다.

압송된 강씨는 동영상 촬영 사주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소장하기위해 촬영을 부탁했고 동영상을 보관했던 외장하드는 4~5개월 전에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유포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또 "누구의 사주를 받은 바도 없고 호기심에 해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현재 변호사를 대동해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 함께 강씨의 광주시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방침이다.

또 강씨가 동영상을 직접 유포했거나 최초 유포자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는 한편 동영상을 재유포한 것으로 확인된 IP 40여개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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