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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공장·군비행장 이전부지 개발 줄잇는다…인허가·PF 관건

수원 공군비행장, 안양 페인트공장 등 10여건 도심 이전개발
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이전개발 활기, 일부는 사업화 단계
지자체 인허가 지연 및 사업성 문제로 지연 가능성도 상존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2015-08-31 06:30 송고
도심 이전부지 개발 프로젝트 현황
도심 이전부지 개발 프로젝트 현황

수원 안양 군산 창원 전주 등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공장과 군부대들이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대규모 부동산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개발사업들은 미니신도시급이다보니 공급되는 주택수가 매머드급인데다 상업시설, 공공청사 등 들어서는 시설도 다양하다.
다만 기존 시설 이전에 시간이 걸리고 공장용지와 군부대를 개발가능한 용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허가가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늙어가는 도시, 공장·군부대 속속 이전
현재 이전이 사실상 확정적인 공장·군부대는 줄잡아 10여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부지로는 △전북 군산 페이퍼코리아 △경기 수원 수원공군비행장 △경남 창원 39사단 △전주 송천동 35사단 △전주 효자동 대한방직 △충북 청주 일신방직 △경기 안양 효성·노루페인트공장 △부산 사상구 조광페인트 △서울 용산 미군기지 등이다.
이들 공장·군부대는 도심 외곽에 자리잡았었지만 도시의 팽창과 함께 자연스럽게 도시로 흡수됐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함께 공장과 군부대는 도시민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남은 빈 공간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장 사업 추진속도가 빠른 부지는 전북 군산 페이퍼코리아 부지다.

페이퍼코리아 공장이 이전하면서 생기는 59만6163㎡ 부지에는 신도시급 복합단지인 '디 오션 시티'가 조성된다. 디 오션 시티에는 64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함께 교육, 상업, 문화 시설이 들어선다.

지난 4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고 용도변경 절차가 마무리됐다. 오는 10월 대우건설이 A2블록에서 1400여가구 규모의 푸르지오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며 나머지 부지들도 대형 건설사들과 협의 중이다.

옛 35사단 부지인 전주 송천동 일대 199만여㎡ 부지에 주거특화 생태신도시로 조성되는 '에코시티'는 2020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 1만3161가구의 주택을 지어 3만2903명을 수용하며 판매시설, 호텔, 공공청사, 초중고 6개가 계획돼있다. 올 하반기부터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이 아파트 28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경남 창원시 소재 39사단은 함안군으로 이전하고 106만㎡ 규모의 이 부지에는 아파트 6100가구와 함께 공공업무시설과 상업지구가 들어선다. 사업자인 유니시티는 연말까지 교통·환경영향평가와 지구단위계획 수립, 실시설계 승인 등을 마무리하고 내년 3월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지면적이 525만㎡에 달하는 수원공군비행장은 이전 대상지가 결정되지 않아 개발이 다소 지연되고 있고 부지면적이 21만㎡, 14만㎡ 규모인 전주 효자동 대한방직 부지와 충북 청주 일신방직 부지는 해당 지자체와 개발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중이다.

경기 안양 효성·노루페인트공장 부지와 부산 사상구 조광페인트 부지는 용도변경 관련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고, 3개 부지인 용산 미군기지는 올해 유엔사부지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매각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되면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중단된만큼 전국에서 대규모 택지를 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들 이전부지들은 희소성이 있다"며 "도시재생이라는 측면에서 이전부지 개발은 시대적인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산 페이퍼코리아 부지를 개발하는 디 오션시티 조감도
군산 페이퍼코리아 부지를 개발하는 디 오션시티 조감도

◇인허가 속도가 사업성과 직결, 부동산경기도 관건
도심 이전부지 개발이 항상 장밋빛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다보니 인허가 과정에서 지연 가능성이 상존해있고, 자금조달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사업주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우선 도심 이전적지 개발은 빠른 사업속도가 관건이다. 인허가 기간을 줄여 사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공장과 군부대를 개발사업이 가능한 부지로 용도를 변경하는게 쉽지 않다. 인허가 과정에서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전주35사단 이전사업의 경우 2007년 태영건설을 대표사로 한 ㈜에코시티가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허가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2009년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절차상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원고인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대 이전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을 정도로 인허가와 민원이라는 변수가 사업추진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창원39사단 이전사업도 2010년 사업자로 유니시티가 선정됐지만 인허가가 완료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 가능성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부동산경기 호황에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경기 악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인허가가 지연될 경우 경기 침체기에 분양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인허가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사업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공사였던 성우종합건설과 대우자동차판매는 파이시티 PF 채무 보증 부담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거나 공중분해됐다. 총사업이 2조원이 넘는 알짜사업으로 꼽혔던 파이시티는 남은 땅만 4525억원에 매각을 진행중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도심이전적지 개발사업은 기존 주민과의 갈등, 인허가의 불확실성, 차입금 회수시기의 불투명성 등의 복잡한 이유로 시공사 지급보증 PF로는 재원조달이 어렵다"며 "순수하게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투자하는 본래의 PF 의미에 충실한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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