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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젊은층 대북의식…"또래군인 지뢰 피해보며 공감"

자기 판단하에 명확해진 적 개념이 동포의식보다 앞서
"일부 현상, 전체의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돼"

(서울=뉴스1) 사건팀 | 2015-08-25 07:30 송고 | 2015-09-02 10:30 최종수정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도는 24일 경북 동해안을 지키는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해안 경계 근무에 앞서 야간 감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News1
북한의 포격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도는 24일 경북 동해안을 지키는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해안 경계 근무에 앞서 야간 감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 News1


25일 새벽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 기간동안 전역을 스스로 미루거나 적 도발시 자진입대하겠다는 20대들이 화제가 됐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명확해진 '적'의 개념' 혹은 '자기 판단·공감능력·안보의식 향상' 등을 꼽았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난에 시달리던 젊은이들은 기득권과 권력층 등 내부적인 요인을 그동안 적으로 생각하고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군대 기피 현상 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북한 포격 도발처럼 '적'의 개념이 명확하게 외부적 요인으로 드러날 경우, 전역을 스스로 미루거나 예비역들이 전투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여러 사건 등으로 인해 젊은층은 북한을 더 이상 동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이처럼 외부의 적이 명확해졌을 때, 국민들이 뭉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태, 지뢰 도발 등을 겪으며 젊은층들이 나름대로의 '자기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이어 발생한 대북도발을 직접 눈으로 보며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우리가 구해야 한다'는 애국심이 생긴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젊은이들의 이같은 현상을 바람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영호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도 "젊은이들에게 객관적 시각이 생긴 것 같다"며 "국민의식이 합리적으로 변하다 보니 젊은이들의 대북관 역시 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대 젊은이들은 북한을 '적대 대상' 혹은 '같은 민족'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이 혼재됐고, 그 결과 중요한 원칙으로 '상호주의'가 떠올랐다"며 "주는 만큼 받아야 한다는 상호주의 원칙이 젊은층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원태재 전 국방부 대변인도 "요즘 젊은이들이 겉으로는 자유분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보'와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젊은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타의에 의해 젊은이들이 행동했다면, 요즘의 젊은이들은 '옳지 않은 것'에 항의할 만큼 주체적이다"며 "스스로 확고하다고 생각될 경우, 그 의지는 누구도 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이들의 이같은 참전의지는 높게 사야 한다"며 "이것이 북한과 다른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전역 연기 현상에 대해 젊은층의 '공감능력'이 발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이들에게 공감능력이 없는 것처럼 평가됐는데 또래의 군인이 지뢰로 인해 다리를 잃는 상황 등을 목전에서 바라보며, 또 북한과 대치하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겪으며 스스로 군에 남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이는 20대 젊은층의 '공감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종북주의에 반대하는 보수주의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이같은 종북·보수주의가 현 정권 들어 부각되고 있는 민족·애국주의적 감정과 결합하면서 스스로 전역을 미루는 병사들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수명 평택대 교수는 잇따른 북한의 도발 등을 지켜본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이 점차 확고해졌고, 이것이 병사들의 전역 연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예비군 육군 소장이기도 한 강 교수는 "대학이나 예비군 훈련 안보교육을 통해 젊은이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안보의식이 종전 보다는 상당히 많이 확고해 졌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과거 천안함 폭침이라든지 연평도 도발 같은 '결정적 시기'를 지켜보며 젊은이들이 북한의 실체를 직시하고 그걸 계기로 '우리가 확실히 대응을 해야한다'는 안보의식을 갖게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만을 보고 젊은이들의 대북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스로 전역을 미루는 것은 위기상황에서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겠다는 것으로 나쁠 것 없다"면서도 "그러나 극히 일부의 현상만을 보고 젊은이들의 대북관이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군인들 사이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것"이라며 "지금의 현상을 전체의 것으로 확대해석하기보다 보다 신중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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