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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하지 않고 왜 부드럽지"…軍 대북 방송 메시지 뜯어보니

대북 직접 비방 자제...날씨와 뉴스 등 일상적 내용
신뢰감과 정서적 공감대 끌어내 남측에 대한 동경심 유발 전략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08-19 06:40 송고 | 2015-08-19 09:52 최종수정
 국방부에서 공개한 대북 확성기. (국방부 제공) 2015.8.11/뉴스1 © News1


우리 군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지 19일로 열흘째가 됐다.

11년만에 재개된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측 군인과 주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들이 전달됐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송 재개가 군사도발에 대한 대응조치인 만큼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방이나 북한 체제의 모순을 직접적으로 제기하는 내용을 보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한 국내외 뉴스나 남측 가수들의 노래, 날씨 정보 등 무난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나 군인들이 모르고 있을 최근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전달된다"고 말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극단적인 메시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심리전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내지는 북한 체제를 직접 비방할 경우 반발심을 부르며 북측 사람들간에 오히려 결속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논리에서 남측의 대북지원 소식도 되도록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의 대북지원이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고, 이것 역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들은 필요이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것보다 일상적이지만 정확한 소식을 알려주는 것이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날씨 정보가 대표적이다. 일기예보가 맞아 들어가며 방송을 듣는 북측 군인들에게 남측 방송에 대한 신뢰감이 쌓이게 하는 전략이다.

그런 후엔 남측이 전하는 북한 내부 소식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2004년 발생한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소식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전달된 일화는 유명하다.

소식이 전해지자 전방에서 근무하던 북한군 병사들이 가족들에게 쓴 안부편지에 이 사실을 담았고, 나중에 부대 검열에 걸려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북한 군인들이 남측의 방송 내용에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남측 가수들의 가요를 자주 트는 것도 북한군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전략이다.

북측에 대한 비방보다 북한의 젊은 군인들도 좋아할만한 남측 여가수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정서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 훨씬 더 큰 심리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대북 방송의 위력을 알고 있는 군 관계자들은 우리군이 11년만에 방송을 재개한 최근 북한 전방 부대들에는 비상이 걸렸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 관계자는 "11년만에 재개된 만큼 남측 방송을 처음 접하는 북한 군인들도 많을 것"이라며 "방송을 청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의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군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최근 재개하며 맞불을 놓은 것도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기보다 남측의 방송 소리를 흐리기 위한 조치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지난 열흘 간 이번 지뢰도발 사건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한 뉴스가 전달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군 관계자는 "구체적 방송 내용은 심리전단 요원들만 알고 있지만 아직 이번 지뢰도발 사건과 관련한 뉴스는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in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