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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구형 디젤차 8월 지나면 못산다"…車업계 '속임수 마케팅' 눈살

배출가스 규제 강화한 유로6 9월 시행…수입차는 3개월, 국산차 1년 유예
일부 수입차 딜러 유예기간 알리지 않고 막판 떨이로 소비자 현혹 마케팅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2015-08-05 14:31 송고 | 2015-08-05 15:32 최종수정
2015.07.06/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015.07.06/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다음 달부터 유로6가 시행되면 기존 유로5 모델은 판매가 안 된다. 이달이 가장 싼 조건이다."

한 수입차 딜러 영업사원의 말이다. 일부 수입차 딜러들이 내달 유로6 규제를 앞두고 이달까지 판매되는 유로5 모델을 가장 싼값에 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유로6는 규제는 유로5에 비해 질소산화물 80%, 미세먼지 50%를 감축해야 하는 디젤차의 배기가스 규제를 말한다. 유로6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며 디젤차의 경우 엔진에 배기가스 저감장치 등을 새로 탑재해야 돼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유로6 시행을 앞둔 8월이 디젤차를 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현혹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의 경우 이달까지 수입된 차량에 한해 11월까지 유로5 모델 판매가 가능하다.

국산차는 생산 기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유로6 규제가 도입되면서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쳤다. 올 9월 이후 국내 판매되는 유로5 모델의 생산이 불가하며 수입차와 마찬가지로 11월 말까지만 판매가 가능하다.
유로 6 시행 이후에도 종전 구형 디젤차를 살 수 있지만 수입차 딜러들은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을 현혹해 과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유로6 시행에도 불구하고 8월까지 통관을 거친 유로5 기준 수입 디젤차의 경우 오는 11월 27일까지 유예기간을 갖고 정상 판매가 가능하다. 국내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지는 유로5 기준 디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유로6 규제는 유럽연합이 환경보호를 위해 만든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다. 유럽연합이 만든 규제지만 한국 환경부도 이를 준용해 국내 배기가스 배출 기준으로 적용한다. 유로6는 유로5에 비해 질소산화물 80%, 미세먼지 50%를 감축해야 돼 배기가스저감장치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유럽에선 2013년부터 유로6 기준을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배기가스 저감장치 장착 등에 따라 유로6 모델 디젤차는 유로5 모델에 비해 가격이 인상된다. 가격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마지막 유로5 모델을 찾기 위해 자동차 매장을 찾고 있다.

일부 수입차 딜러들은 9월 이후에도 유로5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

수입차 A사 딜러는 "이달에만 특별 프로모션으로 차값의 14~15%를 할인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유로6가 적용되는 다음 달에는 가격이 인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달에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고 구매를 권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모델이 연연하지 않는 소비자들이라면 유예기간 상황을 보며 구매에 나설 것을 권유하고 있다. 유로5 기준의 디젤차도 9월 이후 구매가 가능하며 더욱이 재고가 남을 경우 유예기간 말미로 갈수록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1월 27일까지 소진되지 못한 유로5 기준 수입 디젤차는 국내에 판매가 불가능할뿐더러 국내 시장을 겨냥해 각종 사양을 맞춘 모델이기 때문에 사실상 재수출도 어렵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딜러들이 이달 유로5 모델의 판매가격이 가장 낮다고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과장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유로6 규제 유예기간에 대한 내용을 이미 각 딜러사와 공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에게도 공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산 디젤차의 경우 생산라인을 당장 바꿀 수 없어 지난해부터 1년간 유예기간이 적용, 올 8월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국산차 업체들도 유로6 시행을 구모델 판매의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들어 유로6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맥스크루즈의 할인폭을 확대했다. 이달 맥스크루즈 구입 고객에 50만원을 할인하고 2.6%의 저금리를 적용했다. 기아차도 규제를 앞두고 스포티지R의 할인 혜택을 지난달보다 50만원 늘린 150만원으로 책정했다.

한국GM은 유로5 디젤차량을 대상으로 캡티바에 최대 280만원, 말리부 디젤 210만원, 크루즈 디젤 190만원, 올란도 디젤 모델에는 150만원을 지원한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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