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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성추행 파문' 서울 A고 개교 후 2년 간 74명 학업중단

학업중단율 서울 평균 7배…'성추행이 원인' 시각
가해 교사 4명은 교장과 '원년멤버'로 주요보직 독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5-08-04 17:30 송고 | 2015-08-09 19:25 최종수정
교장까지 연루된 연쇄 성추행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개교 후 2년 동안 자퇴하거나 퇴학당한 학생이 7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고교의 학업중단율보다 7배나 높다.   

4일 초·중·고등학교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A고는 2013년 개교한 이후 2년 동안 74명의 학생이 학교를 그만뒀다. 개교 첫 해에도 22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지난해에는 1학년 28명, 2학년 24명 등 모두 52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자퇴하거나 퇴학, 제적으로 학업을 중단한 비율(학업중단율)이 비정상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학교보다 높다. 지난해 학업중단율은 9.9%로 서울(1.5%)이나 전국평균(1.4%)보다 무려 7배나 높다. A고가 있는 서울 B구의 고교 평균 학업중단율(1.8%)과 비교해도 5.5배나 많은 학생이 학교를 중도에 그만뒀다.

문제는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데 있다. 학업중단율이 개교 첫 해 7.6%에서 지난해에는 9.9%로 높아졌다. 이 기간 전국 평균 학업중단율(1.6→1.4%)이나 서울지역 학업중단율(1.7→1.5%)은 오히려 감소했다. A고는 거꾸로 학업중단율이 높아졌다.

다른 학교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학업중단율은 여고생과 여교사를 대상으로 한 남교사들의 집단 성추행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시각이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A고에서 집단 성추문 사건이 터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 학교의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권력과 문화'를 꼽는다. 지금까지 성추행 가해자로 밝혀진 5명 가운데 4명은 교장과 개교 때부터 함께 한 '원년멤버'이다. 이들은 교무부장, 학생부장, 체육부장 등 주요 보직을 독점하며 일종의 권력층을 형성했다.

교장은 지난해 2월 여교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교무부장을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고 다른 학교로 옮겨줬다. 입시 전문가로 최소 6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B교사는 경찰 수사를 받던 중에도 동호회 활동을 이유로 학교를 드나들었지만 교장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성명에서 "성폭력 신고를 한 후에도 버젓이 교단에 서 있는 가해 교사들을 보면서 피해 교사들과 학생들은 큰 공포감과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재차 피해를 받을까 두려워 학교에 출근하거나 등교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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