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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vs 전문경영인' 구도 확정된 롯데家 분쟁, 누가 유리할까

한-일 경영진 "신동빈 회장 지지"-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친족들 위주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8-04 17:20 송고 | 2015-08-04 18:07 최종수정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이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5.8.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이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5.8.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신동주 신동빈 형제간의 분쟁이 친족 대(對) 전문경영인들의 구도로 귀결되는 모양새가 됐다.

그동안 정황상으로만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친족들이 지지하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전문경영진이 밀어주는 것으로 파악되긴 했지만 4일 한국과 일본의 핵심 경영진들이 신동빈 회장 지지 선언을 공식화하면서 확실한 구도가 형성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필두로 한 친족연합과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전문경영인들의 분쟁이 된 것이다.

◇한-일 롯데 핵심 경영진 "신동빈 회장 지지한다"


이날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과 만나 "신동빈 회장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쓰쿠다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한일 롯데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면서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 "같은 질문을 다시 하신다든지 내가 일본 담당인데 한국 담당으로 헷갈리셨다"며 "대화 때 굉장히 침착하셨고 아주 문제없게 대화를 나눴지만 도중에 '어'하고 생각되는 국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건강상태가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판단이 흐려지기도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하라는 '지시서'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온전한 판단하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속내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날 한국 롯데그룹의 사장단 37명도 결집했다. 이들 역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를 비롯한 사장단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글로벌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서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 하고 지지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알려진대로 한국과 일본의 주요 경영진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날 사장단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신동빈 회장의 전략통인 황각규 사장 등 역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신동빈 회장과 이번 분쟁에 대한 전략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선호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8.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선호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8.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친족 지지

반대 전선에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대부분 친족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다. 그는 선친의 제사를 이유로 방한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을 언론에 자주 흘렸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지난 3일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소리치며 나가라 했다"며 '분위기가 좋았다'는 롯데그룹의 설명을 정면반박했다. 이외에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매우 격노하고 있다", "신동주는 능력없는 사람이 아니다" 등 신동주 전 부회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 왔다.

이밖에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에 갔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롯데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인 구단주 등도 신동주 전 부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롯데에서 신동빈 회장의 입지가 날로 강해지는 반면, 자신들은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낀 친족들이 연합해 장남이라는 명분을 가진 신동주 전 부회장을 내세운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족 vs 전문경영인 구도, 누가 유리할까

이처럼 이번 분쟁이 친족 대 전문경영인 구도로 흘러가면서 조만간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일단 알려진대로 일본 경영진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신동빈 회장이 유리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예견됐던 내용이 구체화된 것일 뿐 기존 구도에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 유리하다고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주총 표대결에서 관건이 되는 지분은 한국식 표현으로 우리사주라 할 수 있는 종업원 지분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영진들의 지지가 이들의 지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주총 승패는 오리무중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주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결국 소송전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롯데 경영권 분쟁은 짧은 시일내에 마무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핵심 경영진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심정적으로나 명분상으로나 큰 힘은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총을 위한 우호지분 확보, 그리고 소송전으로 갈 경우 법리적 판단 등이기 때문에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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