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면세점·카지노도 놓칠라"…反롯데 확산에 정부도 전방위 압박

검찰·세무조사로 면세점·카지노 등 정부 허가사업도 악영향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8-04 16:12 송고 | 2015-08-04 16:22 최종수정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이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5.8.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이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뒤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5.8.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롯데그룹이 경영권 다툼으로 촉발된 반(反) 롯데 불매운동 확산에,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롯데는 계열사 사장단은 4일 긴급 회의를 열고 "롯데그룹은 특정 개인이나 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는 성명을 내놓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소비자단체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고 있고 불투명한 그룹 지배 구조 개선, 탈세에 대한 면밀한 조사촉구 등이 이어지며 갈수록 코너에 몰리고 있다.

◇사장단 "롯데 개인 전유물 아냐" 수습 나섰지만…

이날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대표들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긴급 사장단 열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영권 분쟁 사태가 불거진 지 8일 만에 신동빈 회장을 '리더'로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서둘러 신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기업 이미지가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데다 그룹 사업 전반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6일 일본으로 출국해 이달 3일 귀국, 1주일 넘게 자리를 비웠다. 이 기간 형 신동주(61) 전 부회장과 반대편인 롯데그룹 측의 폭로전이 이어지며 국민들 사이에서 롯데그룹의 이미지는 극도록 나빠졌다.

무엇보다 일본 내 비상장 기업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 주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서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반감을 보이고 있다.

또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어로 부자간 대화를 나눈 음성파일이 뉴스 전파를 타면서 '과연 한국기업이라고 할 수있겠느냐'는 논란을 낳았다.

사장단은 이를 의식한 듯 성명을 통해 "롯데는 특정 개인이나 가족들의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로 각 계열사 경영과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되지 않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 시내 면세점, 카지노 등 정부허가사업도 악영향 우려

그러나 여론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투명한 그룹 지배구조를 규명하고 국세청에 탈세 및 탈루 의혹을 면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우 일본계 지분이 99%에 달하지만 주주의 정체가 모호하다"며 "공정위가 그룹의 정확한 지분구조와 순환출자고리 등을 규명해 허위사실 여부를 밝히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롯데는 외국기업으로 분류돼 취득세와 등록세 등의 납부를 면제 받은 적이 있고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일감을 몰아 준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국세청이 이를 면밀하게 조사해 조세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의 '특수부' 격인 조사4국은 롯데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롯데카드, 롯데백화점 등 전 계열사 제품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검찰도 롯데쇼핑과 롯데마트 등을 상대로 진행해 온 자금수사에 이어 롯데그룹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각종 대형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경영권 승계 다툼으로 반 기업 정서를 일으킨 주범으로 몰리면서 시내 면세점, 복합 카지노 리조트 등 사업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입찰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미 인프라를 갖춰 놓고 있는 기존 사업자가 유리하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온전히 특허권을 지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말들이 롯데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카지노 사업 진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롯데는 호텔롯데, 롯데자산개발, 롯데건설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말레시이사 겐팅그룹과 함께 부산 북항 재개발지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면세점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있는 기업으로 정치권에서도 롯데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동종업계 경쟁자가 많은 면세점의 경우 수성전이 쉽지 만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ryupd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