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현대차 노조, 르노삼성 보다 4배 인상 요구…첫 억대연봉 예상

올해 15만9900원 인상 요구…경쟁업체 4~8만원 인상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2015-08-04 16:24 송고
2015.08.04/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015.08.04/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국내 완성차 업계 '연봉 1위'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경쟁업체 대비 2~4배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기본급 인상 4만2300원에 합의했으나 현대차 노조는 15만99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측의 요구안이 받아질 경우 현대차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은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4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전년 대비 7.84% 오른 15만9900원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안을 내놓았다. 

사측은 현재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개위)'를 통해 현 상여금 위주의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을 마무리하고 난 뒤, 임금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임개위의 연봉체계 개편안이 확정돼야 하지만 노조의 이번 요구안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현대차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1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6조2895억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현대차 전 직원이 6만4956명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인당 평균급여액은 9700만원이다.  올해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기본급의 경우 월15만9900원씩 연간 191만8800원이 오르게 된다. 여기에 각종 수당도 기본급 인상에 맞춰 인상된다. 

종전까지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에 야근 및 특근 수당, 주말수당 등 다양한 수당을 지급했다. 기본급 인상률을 그대로 반영하면 수당 인상분은 200만~4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더하면 현대차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약 1억100만~1억3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 근로자 평균 임금이 1억원을 넘길 경우 역대 처음으로, 자동차업계 최초로 1억원을 넘기게 된다. 현대차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평균 연봉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합병에 따른 스톡옵션 등이 반영돼 1억원을 넘긴 바 있다. 

현대차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안은 경쟁업체들의 합의안에 비해 기본급 인상분만 2~4배가량 많다. 

현재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이미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지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23일 국내 완성차 업계 처음으로 기본급 2.3% 인상, 통상임금 자율합의, 호봉제 폐지,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르노삼성의 기본급 인상 규모를 월 급여로 환산하면 약4만2300원이다. 현대차 노조가 요구한 인상폭은 이보다 3.78배 많은 수준이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27일 기본급 8만3000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 지급, 성과급 400만원 지금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28일 기본급 5만원 인상, 생산장려금 150만원 지급, 신차 출시 격려금 100만원 지급, 고용안정협약 체결 등을 골자로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현대차 노조 요구안에 비해 절반도 못미치는 금액으로 모두 합의를 마무리했다. 

급여 총액을 비교해도 현대차 근로자의 연봉이 월등히 많다.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은 지난해까지 연봉을 비교하면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해 1인당 평균 791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5990만원, 쌍용차는 7000만원을 각각 1인당 평균 급여로 지급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현대차와 동일한 9700만원으로 집계 됐으나 이를 제외하면 경쟁사들은 현대차 근로자보다 18.5~38.2% 가량 적게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5위에 오르는 만큼 직원들도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며 "다만 매출액 대비 14.6%에 달하는 높은 인건비는 최근 경영악화 속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올해 기본급을 7.84% 다시 올리게 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8일 제15차 2015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오는 11일 예정된 제16차 교섭에서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확대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측은 올 상반기 경영실적이 안좋았던 만큼 기본급 인상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43조7644억원을, 영업이익의 17.1% 줄어든 3조33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포인트 줄어든 7.6%에 불과했고, 당기순이익도 13.8% 감소한 4조6909억원에 그쳤다. 올 하반기 실적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임금비중이 높아지면 경영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는 현재 임금체계 개선과 임단협이 겹치면서 기본급 인상,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이 가장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안대로 들어주게 되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평균급여가 1억원을 넘어서게 되고, 올해 경영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는 내년에도 힘든 한해를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je312@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